8월15일. 사실상의 외국인 선수 교체 시한이 끝났다. 이날 이후 등록하는 외인 선수는 포스트시즌 무대에 뛸 수 없다. 정규시즌 잔여 30여 경기만을 위해 외인 선수를 새로 영입하는 경우는 드물다.
새로 계약하는 외인 선수를 계약금·옵션 포함 총액 100만달러를 넘겨 계약할 수 없게 한 ‘100만달러 외인’ 시대 원년, 이 상한선 때문에 2019시즌 KBO리그에는 이전만큼 수준 높은 외인 선수를 데려오기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그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재계약한 외인 선수 11명 중 시즌 도중 퇴출된 선수는 아무도 없다. 반면 시즌 도중 교체된 외인 선수 9명은 모두 올해 한국 무대를 처음 밟는 선수들이었다.
한국 무대 경험자들은 대부분 각 팀의 중심에 섰다. 조쉬 린드블럼(두산)은 이미 18승을 거뒀고, 외인 최다승(22승) 및 1점대 평균자책, 외인 첫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탈삼진 1위)에 도전하고 있다. KBO리그 2년차 앙헬 산체스(SK)도 적응력을 높이며 14일 현재 다승 2위(15승)·평균자책 2위(2.24)에 올라있다. 제이크 브리검(키움), 타일러 윌슨(LG), 브룩스 레일리(롯데)도 소속팀 선발진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다.
타격 부문에서도 경험자들의 기세가 무섭다. 제리 샌즈(키움)는 타점 선두에 오른 데 이어 홈런왕까지 노리고 있고, 제이미 로맥(SK) 역시 지난해에 이어 홈런왕 경쟁 구도에 이름을 올렸다. 멜 로하스 주니어(KT)와 다린 러프(삼성), 제라드 호잉(한화) 역시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했으나 홈런·타점 10위권에 진입하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물론 신입 선수들 중 두각을 보인 선수들도 있다. 두산의 호세 페르난데스는 시즌 최다안타 및 타율 1위 경쟁을 벌이고 있고, 2점대 평균자책에 10승(11패)을 거둔 케이시 켈리(LG)도 있다. 그러나 올 시즌 개막 전 계약했던 새 외인 19명 중 절반 가까운 9명은 시즌 도중 짐을 쌌다.
시즌 전 각 구단은 새 외인 선수를 영입하며 그들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인 덱 맥과이어(전 삼성), 제이콥 터너(KIA)와 필라델피아 상위 유망주였던 토미 조셉(전 LG) 등 빅리그에서도 기대치가 높았던 선수들이 여럿 한국 땅을 밟았다. 제이크 톰슨(전 롯데)과 브록 다익손(SK→롯데)은 나이가 어려 ‘발전 가능성’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리그 적응도’가 선수들의 활약 여부를 결정지었다. 재계약한 선수들은 리그 흐름이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에 가깝게 변하는 동안에도 순조롭게 상대를 공략하는 방법을 찾아갔다. 반면 기대치가 높았던 신입 선수들 중엔 몸관리에 실패하며 부상 등으로 짐을 싸거나, 꾸준히 경기에 뛰면서도 부진하며 팀을 상위권으로 견인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 공교롭게 SK 와 키움, 두산 등 상위 3팀은 외인 선수 3자리 중 최소 2자리를 한국무대 유경험자들로 채웠다.
구단들도 유경험자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 최선의 결과를 끌어냈다. 시즌 중 SK 유니폼을 입은 헨리 소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소사와 넥센에서 함께 뛰었던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SK 코칭스태프는 분석을 거쳐 소사의 위력을 끌어올렸다. 6월부터 한국에서 뛰었는데도 벌써 6승(1패)을 거두고 평균자책 2.95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한 차례 더 치르고 있다. 향후 외인 선수의 계약 기준이 어떻게 바뀔지 예단이 어려우나 ‘경험 및 리그 적응도’의 중요성은 갈수록 더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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