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서 트레이드된 신정락이 한화에 처음 합류한 지난 30일, 한용덕 한화 감독은 투수 운용 변화를 천명했다. 4월 중순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던 김범수를 다시 불펜으로 내리고 선발진을 재구성하기로 했다.
31일 수원 KT전 선발로는 임준섭이 나섰다. 한화가 올 시즌 등판을 예고한 12번째 선발투수였다. 7월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최하위 롯데(13명) 다음으로 많은 선발투수를 투입했다. 한화는 올 시즌 외인 투수 워윅 서폴드-채드벨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켰고, 장민재가 그 뒤를 받치는 토종 선발로 자리 잡았음에도 로테이션 나머지 두 자리의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다. 때문에 대체 선발이 나서는 것은 올 시즌 한화에서 낯선 광경은 아니다.
임준섭은 올 시즌 한화를 거쳐간 선발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개막 로테이션에 들었던 김재영-김성훈-박주홍과 이후 선발로 기용됐던 김민우-김범수 등은 모두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 후보로 분류돼 경쟁했던 선수들이다. 선발 등판을 가정하고 시즌 전부터 몸을 만들어왔다. 이태양은 지난해부터 필승조였으나 불과 2년전 선발로 12경기를 뛴 적이 있고, 박윤철은 캠프 때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퓨처스(2군)에서 선발 등판을 몇 차례 가진 뒤 1군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임준섭은 선발 경험이 있으나 2014년 KIA 소속으로 24경기에 선발등판했던 것이 마지막이다. 이후 55경기에서는 모두 불펜투수로 나왔다. 올 시즌 롱릴리프로 길게 기용된 적 또한 드물다. 두차례 경기에서 1.1이닝씩 소화한 게 올 시즌 1군 최장 이닝이다. 2군에서는 딱 한 번 3이닝을 던져봤을뿐 10경기에서 던진 이닝은 12이닝에 불과하다.
임준섭은 이날 등판에서 6이닝 1실점 호투하며 팀의 8연패를 끊은 귀중한 5-2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한화에게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난맥상이 남아있다. 삼십줄에 접어든 임준섭이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을 언제까지고 지켜줄지는 알 수 없기에 선발투수 육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성적을 포기하고 리빌딩에만 몰두하겠다는 기조가 한국 프로야구 현실에 맞지 않을 수는 있지만, 조급함 때문에 선발 육성을 망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한화의 올시즌 투수진 운용에는 조급함이 느껴졌다. 시즌 개막 전 구상했던 선발 로테이션은 일찌감치 뒤집혔다. 김재영은 부상으로 빠진 것이고 덕분에 장민재라는 새로운 선발 카드를 손에 넣기는 했지만, 김성훈은 1경기만에, 박주홍은 3경기만에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김범수가 예외적인 사례일뿐, 적지 않은 투수가 선발 로테이션과 1군 불펜을 오가며 자리잡지 못했다. 끈질기게 최하위 자리를 피하고 있는 한화가 어떤 선택을 할지 남은 시즌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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