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7일][스경X더그아웃]‘심판 재량 비디오 판독’ 이강철 “일단 받아들이지만…”

KT 위즈 제공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한화전의 화두는 9회말 비디오 판독이었다. 9회말 8-7로 KT가 앞선 1사 만루에서 한화 김태균이 유격수 쪽 깊은 땅볼을 쳤다. KT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송구를 이어갔고, 1루로 뛰어든 타자주자 김태균에게 1루심이 아웃 판정을 내렸다.

그 직후 한화 측에서 1루에서의 판정이 세이프가 아니냐고 어필한 뒤 판독이 이뤄졌다. 한화는 1경기 2회에 해당하는 비디오 판독 기회를 모두 소진했으나, 심판진은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디오 판독 기회를 사용해 마지막 판정을 살폈다. 아웃 판정은 세이프로 곧 바뀌었고, 경기 상황은 2사 1·3루, 8-8 동점으로 바뀌었다.

하이파이브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던 KT 선수들은 바뀐 판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분위기를 한화쪽으로 넘어갔고 결국 한화는 연장 10회말 장진혁의 끝내기 안타로 9-8 역전승을 거뒀다. 이를 두고 ‘비디오 판독이 심판의 재량으로 이뤄졌는지, 한화의 요구로 이뤄졌는지 불명확하다’ ‘한화가 사실상 세 번의 비디오 판독을 쓴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오가기도 했다.

이튿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경기를 앞두고 양 팀 감독은 전날의 상황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1루에 어필을 하러 나가는 사이, 심판진들이 ‘재량껏 비디오 판독을 할테니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달라’고 해 금방 어필을 멈췄다”며 심판진의 판독 결정이 자신의 요구에 따라 이뤄진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승리 세리머니를 하는 상황에서 판독을 결정한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규칙대로 이뤄진 것이라 하니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비디오 판독이 논란이 된 상황에서, 다른 팀의 경기, 다른 심판조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같은 잣대로 판단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비디오 판독 관련 규정을 다시 손봐야할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도 했다.

KT 입장에서는 또다른 과제를 안게 됐다. 전혀 생각지 못한 상황으로 연승이 끊긴 뒤 팀이 일순간 하락세에 접어드는 걸 막아야하는 때가 됐다. 이강철 감독은 “곧이어 키움, NC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맞붙게 된다. 선수들도 다음주 일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면서 “어제의 패배로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