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중일 감독. 잠실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지명된 선수를 다시 마무리캠프에 참석하게 하면 안될까요.”

프로야구 LG 류중일 감독이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전에 앞서 이 말을 꺼냈다. 최근 논란이 된 유소년 야구교실 스테로이드 투여 파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차였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모씨가 자신의 야구교실에서 가르치는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인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혐의로 구속됐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불법을 저질렀다는 점 말고도, 문제의 야구교실을 거쳐간 선수가 올 시즌 프로야구에 지명됐다는 사실도 회자됐다. 구속된 이씨는 수개월 전 인터뷰에서 해당 선수들이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가는 겨울부터 야구교실에서 레슨을 받았다”고 했지만, 언급된 선수들은 구단을 통해 “프로에 지명된 뒤, 팀에 합류할 수 없던 지난해 11~12월에 잠깐 레슨을 받았을뿐”이라며 “약물 투여를 권유받은 적도, 투여받은 적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도 “선수협이 선수들에게 확인한 결과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가는 겨울에 선수들이 해당 야구교실에서 레슨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류 감독은 “지명된 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이런 일을 겪느니 차라리 팀에 합류해서 마무리훈련을 같이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입단 예정 선수의 마무리캠프 합류는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2016년말 ‘국정농단’의 장본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부정입학한 사태가 불거진 이후 정부는 학생 선수들의 출석 여부를 엄격하게 관리하기 시작했다. 2018년도 입단 신인부터는 지명 직후 팀에 바로 합류하지 못하게 됐고, 마무리훈련도 따라갈 수 없었다.

신인 선수들을 일찍이 파악하기 어려웠을 류 감독은 야구계 후배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이름이 오르내린 데 대한 안타까움을 담아 제도개선을 바라는 마음을 밝혔다. 류 감독은 “과거 대졸 선수들이 선수단에 합류하면서도 졸업시험을 보던 때가 있었다. 그 때처럼 시험같은 일정에는 학교를 보내고 다른 시간에 훈련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잠실|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