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들이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MBN과 연합뉴스TV 공동주관으로 열린 본경선 1차 TV토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본경선의 첫 TV토론회가 28일 살얼음판을 걷듯이 진행됐다. 각 후보들은 토론회 전반부 상호 비방을 자제했지만 후반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반’ ‘백제 발언’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대면 활동이 줄면서 본경선 승부처가 된 TV토론회가 경선 판도를 바꿀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앞으로 20여차례의 토론회를 개최한다.

6명의 후보가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펼친 토론회는 후반부로 갈수록 거칠어졌다. 후보들이 상호비방을 자제하자며 토론회 7시간 전 맺은 ‘원팀 협약’의 효과가 반감되는 모습이었다.

지지율 1·2위 주자는 정면 충돌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에게 “대통령 후보로서 품격과 무능함 중 어떤 게 더 중요하냐”고 말했다. ‘품격있는 후보’를 내세우는 이낙연 후보에게 ‘무능한 것 아니냐’고 공격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전남지사 재임 시절 공약 이행률이 낮은 이유”와 “국무총리 기간 중 성과가 무엇이냐”고도 물었다. 이낙연 후보는 “전남지사 공약 21개 중 20개를 이행했다”며 “총리로선 조류인플루엔자·산불 대응에 성과를 냈다”고 맞받았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입장 변화에 대해 “태도가 오락가락한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말이 바뀐 게 아니라 상황이 바뀐 것”이라며 되레 이 전 대표가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을 상황에 따라 바꿨다고 공격했다.

‘백제 발언’ 논란도 재론됐다. 정세균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사과하고 털고 넘어가는게 낫지 않겠냐”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전체 맥락을 보면 지역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다. 작년 7월 이낙연 후보에게도 똑같이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낙연 후보는 “저를 만났을 때 백제 발언은 없었다. 지역은 우리 사회의 상처인데 상처는 아픈 사람 입장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저를 지역주의로 공격하기 위해 지역주의 망령을 끌어낸 것에 대해서는 책임져야 한다”고 맞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반 논란도 다시 나왔다. 정세균 후보는 이낙연 후보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관련 당시 언론은 이낙연 후보가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이낙연 후보는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고 무덤까지 가져가겠다고 했는데 최근 반대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낙연 후보는 “거듭 말하지만 반대했다. 그 당시 민주당 내부의 고통을 잘 이해하실 것이다. 그 때문에 말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하위주자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정세균 후보는 박용진 후보의 ‘수익율 7% 내는 국부펀드’ 공약에 “수익율의 근거가 부족하다”며 자신의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부각했다. 박 후보는 남녀평등복무제 공약을 강조했고 추미애 후보는 “남녀가 군대에 가야 평등하다는 기계적 평등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는 추 후보에게 “검찰개혁도 못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잡지 못했다”고 몰아세웠다. 추 후보는 “윤 전 총장은 이미 제가 잡아놨다”고말했다.

다음달 4일과 11일 2·3차 TV토론회가 열린다. 당 선관위는 17차례의 TV토론회 개최를 검토 중이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의 후보자 초청 토론회 등을 더하면 본경선 토론회는 총 20차례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TV토론회가 본경선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다. 최근 1·2위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게 된 계기도 예비경선 당시 TV토론회의 영향이라는 것이 각 캠프들의 공통된 평가다. 한 캠프 관계자는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매주 2~3회씩 열리는 TV토론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곽희양·윤승민·박광연 기자 huiyang@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