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서 유력 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뺀 후보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됐다. 강병원 의원이 21일 예비경선(컷오프) 전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을 제안하며 신호탄을 쐈다. 이 의원 대세론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후보 간 의견이 엇갈리며 어떤 효과를 낼지 미지수다.
강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의원을 뺀 당권 주자들을 향해 “강훈식, 김민석, 박용진 박주민, 설훈, 이동학 후보님께 제안한다. 당의 미래를 위해 단일화를 해야 한다”면서 “오는 28일, 당대표 후보 3명을 추리는 컷오프 이전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에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이 의원을 겨냥해 “한 사람의 정치적 진로에 따라 당이 뿌리째 흔들리는 ‘리더십의 위기’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했다.
이 의원에 대항한 후보 단일화가 공론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보 단일화가 이 의원 대세론을 견제하고 판을 흔들 카드로 꼽혀온 만큼 단일화 필요성은 후보 등록 전부터 제기돼 왔다. 이 의원이 당선되더라도 득표율을 낮추면 견제가 가능해진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날 97세대 후보 4명이 참여한 토론회에서 박용진 의원은 강 의원의 단일화 제안에 화답했다. 박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 특성은 쇄신과 변화의 핸들을 세울 수 있느냐다. 그 점에서 단일화가 주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재명 의원은 쇄신 대상이다. 모든 후보들이 함께 하는 단일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SNS에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은 이미 끝나고 있다”며 단일화의 견제 효과를 기대했다.
다른 후보들의 의견은 갈렸다. 박주민 의원은 토론회에서 “단일화에 대해서는 열려있다”면서도 “가치나 당의 혁신에 대한 접점이 필요하고 이를 찾기 위한 대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강훈식 의원은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컷오프 이후 (단일화를) 논의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현실적인 방법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논의가 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컷오프 전 단일화 선언에 선을 그었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입장을 내고 “단지 누군가를 반대할 목적의 단일화는 당원들과 국민께 어떤 감동과 희망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단일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의원 측은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단일화의 명분이 ‘반이재명’ 빼고 뭐가 있나. 아무런 명분이 없다”며 “97세대의 단일화가 86세대 정치의 아류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가 가시화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기준 예비경선까지 일주일밖에 남아있지 않아 시간이 촉박하다. 각 후보의 지향점이나 지지기반이 달라 단일화 논의를 시작해도 논쟁이 불가피하다. 근본적으로 단일화가 이 의원 대세론을 흔들지 못할 것이란 회의적 시선이 있다. 당권 주자들이 혁신을 외치는 와중에 합종연횡에만 몰두하는 게 적절하냐는 비판도 있다.
반면 컷오프 전에라도 단일화 논의가 진전돼야 이 의원 견제와 당 혁신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당 일각에서 존재한다. 이 때문에 예비경선을 앞둔 주말인 23~24일을 전후해 후보들 간 단일화 논의가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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