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입주민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배우 김부선씨(56·사진)가 항소심에서도 동일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밝혔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부(재판장 김경란 부장판사)는 20일 열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명예훼손) 및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1심의 양형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유명인이 아닌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게재해 명예를 훼손한 것은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난방비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경위에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다”며 김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김씨는 2014년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 모 아파트단지에서 다수의 세대가 월 수십만원의 난방비를 내는 동안 부녀회장·동대표 세대의 난방비가 0원으로 기록되자 관련 비리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난방비 비리 사건’으로 비화돼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김씨는 의혹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아파트 동대표 등과 충돌했고, 페이스북에 아파트 입주자 대표 관계자들이 돈을 횡령하고 자신을 폭행했다는 취지로 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씨는 해당 글을 올린 혐의, 자신의 폭로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 등으로 2015년 5월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 1월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김씨는 지난달 20일 항소심 공판기일에서 “아파트 비리는 누군가 얘기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씨 변호인도 “피고인의 행위가 법의 테두리를 일부 벗어난 것은 맞지만 아파트 비리를 밝히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는 난방비 비리를 파헤치는 공익적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다수의 사람이 접속하는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들에 대한 내용을 허위로 게시한 것은 공공의 이익과 무관하다”고 판시했다. 또 “현수막 용도가 원래 걸게 되어있는 것이기 때문에 끈을 잘라 못쓰게 하는 건 재물손괴에 해당한다”며 김씨의 무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이날 재판정에서 “서울시에서 난방비 명세서를 새로 받아보니 수사 단계에서 제출된 자료는 조작된 것”이라며 “선고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2014년 11월 서울 성동경찰서가 해당 아파트의 난방비 비리 혐의가 없다는 수사 결과를 낸 데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은 난방비 비리와 관계가 없다”며 예정대로 선고를 진행했다.
김씨는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소송비용만 3000만원을 썼다. 그 중 1000만원은 얼굴도 모르는 국민들이 보내준 것인데 ‘나 대신 싸워달라’는 의미”라며 “그러나 너무 힘들다. 누군가 해야 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아 운명적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14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파트 관리비 비리 문제를 ‘국민 생활밀착형 적폐 1호’로 삼아 해결해달라”며 1인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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