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은 탁구 복식조가 호흡을 맞추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강팀을 잡는 성과를 내며 희망을 키웠다.
1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금융 2018 코리아 오픈’ 국제 탁구대회 혼합복식 16강전에서 단일팀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차효심(24·북측) 조는 혼합복식 세계랭킹 3위 웡춘팅-두호이켐(이상 홍콩) 조를 3-1(8-11 11-8 11-9 11-8)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남자 세계랭킹 30위인 장우진과 여자 112위 차효심이 홍콩의 강호를 만나 선전하기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첫 세트도 먼저 내줬다. 그리고 두번째 세트도 2-7까지 크게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괜찮다, 할 수 있다”는 차효심이 한 살 어린 장우진에게 격려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세트에서 11-8 역전극을 만들었다. 경기가 오래 진행되면서 1번 테이블에 자리한 단일팀 복식조를 향해 한반도기를 흔드는 ‘대전통일응원단’ 외에도 많은 관중들이 환호를 보냈다. 벤치에 앉은 남측 남자대표팀 김택수 감독과 북측 여자대표팀 안철용 코치는 단일팀이 점수를 낼 때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기뻐했다.
경기를 마친 뒤 장우진은 “효심 누나가 연습할 때도 말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닌데, 경기 중에 잘 다독여줘 긴장이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파트너 차효심의 경기력에 대해서도 “남자 선수의 공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내가 경기 도중 넘어졌는데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여유있게 경기를 하더라”며 칭찬한 뒤 “실력이 좋은 효심 누나와 계속 호흡을 맞출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우진-차효심 조는 8강에서 혼합복식 세계랭킹 공동 19위인 홍콩의 호콴킷-리호칭 조와 만나 준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또다른 남·북 혼합복식조인 최일(북측)-유은총(25·포스코에너지) 조는 16강에서 만난 한국의 이상수(28·국군체육부대)-전지희(26·포스코에너지) 조에게 1-3(5-11 11-9 7-11 11-13)으로 패하며 대회를 마쳤다. 경기는 패했지만 유은총은 경기 후 최일과‘셀카’를 찍으며 “인화해서 나눠가지고 좋은 추억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상수-전지희 조는 16강에서 인도팀을 상대로 3-1(10-12 11-7 11-2 14-12) 승리를 거둔 임종훈(21·KGC인삼공사)-양하은(24·대한항공) 조와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북한의 혼합 복식조인 박신혁-김남해 조는 이번 대회 톱시드를 받은 혼합복식 세계랭킹 4위 모리조노 마사타카-이토 미마 조를 3-2(11-5 8-11 11-5 7-11 14-12)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8강에 올랐다. 박신혁-김남해 조는 8강에서 중국의 왕추췬-순잉샤 조와 대결하는 데, 만약 승리하면 4강에서 이상수-전지희 조와 임종훈-양하은 조의 승자와 남·북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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