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6년 분양된 경남 창원시 메트로시티의 데시앙 아파트의 분양 홍보 책자에는 단지 내 어린이공원과 연못을 그려 넣은 이미지 컷이 있다. 계약자들은 광고를 보고 2000만원의 분양 프리미엄을 추가로 냈지만 실제 연못은 조성되지 않았다. 낙담한 입주자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2013년 4월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다. 홍보 책자에 쓰인 ‘홍보물의 내용 및 그림은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된 이미지 컷으로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문구가 있어 건설사들이 계약자들을 속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2. 2005년 부산 오륙도 SK뷰 아파트 분양 광고 당시 광고 책자와 모델하우스 내 모형에는 경전철 ‘오륙도역’과 노선도가 있었다. 당장 경전철이 들어설 것 같았지만 지금도 단지를 지나는 철도는 없다. 입주민들은 2007년 2월 분양 광고가 사기라며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7월 판결에서 입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전철역은 부산시의 도시철도 기본계획이라는 ‘공공기관의 평가’를 바탕으로 했으며 오인할 가능성이 작다는 게 이유였다.
아파트 분양 광고 당시 홍보 이미지가 실제와 달라 계약자·입주민들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한 소송에서 법원은 대부분 건설사들 편을 들고 있다. 광고 당시 ‘이미지 컷·모델이 실제와 상이할 수 있다’는 단서가 건설사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파트 분양 광고 피해는 개인의 재산권 침해로 연결되는 만큼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최경옥 영산대 교수는 국회입법조사처 발간물 ‘입법과 정책’에 게재한 논문 ‘아파트 분양 광고와 소비자 주권’에서 “이미지 컷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급자의 책임을 면하게 되면 소비자의 피해가 반대급부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건설현장이나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홍보 내용과 실제 건물간 차이를 파악하는 것은 소비자의 의무다. 하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이 현장에서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최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법원의 판단이 기업보호 쪽으로 쏠려 있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대법원은 오륙도 SK뷰 아파트 소송 판결에서 “건설사가 자사에 불리한 정보를 광고에 싣지 않는 것을 설명할 의무가 없다”며 입주민들의 피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최 교수는 “아파트라는 부동산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입주자의 중요한 재산권에 해당한다”며 “단순한 상거래상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재산권 보호는 기업 보호 못지않게 중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결책으로는 건설사와 소비자의 책임을 법으로 구체화하자는 것이 제시됐다. 아파트 분양 광고와 실제 건축물의 가격·주변환경간 차이에 대한 한계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아파트 분양제한 규칙과 소비자기본법을 제정하고 광고규제 관련 시행령을 정비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 교수는 “단체소송이 아닌 집단소송제나 징벌적 소비자보장제도 또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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