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26일 부산에서 열린 국민평화대행진에 참가한 한 시민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달리고 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 군부독재를 종식하고 대통령 직선제로의 개헌을 일궈낸 민주화운동이다. 정부를 국민의 손으로 뽑는 민주공화정을 안착시킨 한국 현대사의 큰 전환점이다.
발단은 1987년 1월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이다.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던 박종철 열사는 민주화추진위원회 지도위원이던 선배 박종운씨의 행방을 찾는 치안본부 수사관들에 의해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물고문 등을 받다 1월14일 숨졌다. 정부는 그가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발표해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 와중에 7년간의 임기 말을 맞은 전두환 대통령은 ‘개헌 논의 중지’와 ‘기존 헌법에 따른 권력 이양’을 골자로 한 4·13 호헌조치를 발표했다. 이후 5월18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서울 명동성당에서 경찰의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축소·은폐를 폭로하며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는 폭발했다.
6월9일 시위 진압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쓰러진 이한열 열사가 더 큰 불을 지폈다. 다음날 전국 18개 도시에서 열린 ‘박종철군 고문치사 조작·은폐 규탄 및 호헌철폐 6·10 국민대회’ 이후 민주화 시위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6월18일 ‘최루탄 추방 결의대회’, 6월26일 ‘민주헌법 쟁취를 위한 국민평화대행진’에는 전국적으로 130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군사정권을 규탄하고 호헌철폐를 요구했다.
결국 6월29일 노태우 당시 민주정의당 대표위원이 직선제 개헌, 김대중 사면·복권 등 8개항을 담은 ‘6·29선언’을 발표하며 6월항쟁은 막을 내렸다. 2017년 국정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은 촛불집회에 나섰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을 탄핵했다. 시민들이 나서 권력을 바꿀 수 있음을 30년 전 6월항쟁이 증명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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