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 15만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공명포럼’출범식이 열린 가운데 이 지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다음달 1일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마 선언 영상을 사전 제작하고, 대선 경선 캠프를 구성하기 위한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다.

29일 이 지사 측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 마지막날인 30일 대리인을 통해 후보 등록을 한다. 같은 날 이 지사 본인은 출마선언 영상 촬영에 집중한다. 영상을 통한 출마 선언은 비대면이 일상화된 시대에 부합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이날 출마 선언문을 최종 확정한 뒤 30일 촬영과 편집을 거친다. 사전 제작된 영상은 1일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 업로드된다.

이 지사 측은 출마 선언문 내용뿐 아니라 형식과 영상 길이도 고심 중이다. 메시지를 골고루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청자들이 긴 시간 영상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면 몰입도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영상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길이를 10분 정도로 하자는 논의가 있었다”며 “이 지사가 그간 보여준 정책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정책을 나열하는 방식은 지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1일 출마 선언을 마치면 대선 경선 캠프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캠프 총괄은 5선 조정식 의원이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의원은 이 지사의 전국 지지 조직 ‘민주평화광장’을 이끌고 있다. 이 지사 캠프의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캠프의 기조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지만 보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합류한 인사들을 배려하겠다는 차원이다. 비서실장은 3선 박홍근 의원, 상황실장 재선 김영진 의원, 수행실장은 초선 김남국 의원이 각각 맡는다. 정책 총괄은 당내 정책통인 3선 윤후덕 의원과 이한주 경기연구원장 ‘투톱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경기도에서 함께한 인사들은 실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여권 주자들에 비해 국회와의 접점이 적은 약점을 극복하는 한편 오래된 측근에게 매몰되지 않았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대선 경선 캠프 구성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수평적인 ‘플랫폼 캠프’를 지향한다. 특히 전통적인 피라미드형 캠프 구성을 벗어나 경선 이후 본선행을 대비해 다른 인사들의 합류 공간도 열어두는 ‘열린 캠프’도 구상하고 있다. 이 지사 측 한 의원은 “의원 한 명이 특정 분야의 본부장을 맡는다고 해도 한 사람이 전권을 휘두르기보다는 주변의 다양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형태의 캠프를 꾸릴 것”이라며 “캠프는 후보의 의견을 공식화·체계화한다는 것을 빼고는 기존 캠프와 차별화할 것이다. 본부장 등 캠프 구성원의 직함부터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캠프 사무실을 국회 인근에 꾸릴 계획이다. 이 지사는 도지사 직을 수행하느라 사무실 섭외가 다른 대선 주자들에 비해 늦었다. 대선 주자로서의 행보도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그간 당의 대선 경선 일정이 정해지지 않아 장기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선 일정 확정 등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지고 공무원 신분인 측근들의 캠프 합류도 가속화하면서 이 지사는 내달초부터 대권을 향한 본격적인 광폭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