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겐 포항야구장에서의 정규시즌 경기는 매우 낯설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어렴풋이 포항 방문을 기억해 냈지만 SK 코치로 있을 때의 경험이었다. 두산은 2013년 9월17일 경기 이후 포항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치른 적이 없었다. 포항야구장은 KBO리그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인조잔디구장이다. 자주 프로 경기가 열리지 않아 정비 상태가 여타 프로구장과 같을 수 없기에 포항구장의 그라운드는 두산에 더 낯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두산 야수진들은 25일 포항 삼성전에서 1회말부터 당황한 듯 아쉬운 수비를 펼쳤다. 삼성 첫 타자 김상수는 우익수 오룬쪽에 뚝 떨어지는 타구를 날렸다. 타구는 인조잔디 그라운드에 맞은 뒤 빠른 속도로 튀었다. 박건우가 타구를 처리하려 다가갔지만 바운드된 타구는 이미 담장을 향했다. 박건우는 송구를 하려다 공을 한 차례 더듬었고 김상수는 3루까지 뛰었다.
김상수는 구자욱의 희생 뜬공으로 첫 득점을 올렸다. 선취점을 내줬지만 두산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어진 김헌곤의 타구는 3루쪽 평범한 땅볼이었다. 그러나 두산 3루수 허경민이 포구를 잘 하는 듯 했지만 공을 글러브에서 꺼내려다 옆으로 흘렸다. 3루 베이스 주변 흙을 한번 튀긴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비실책이 나왔다.
두번의 수비실책이 전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그라운드 탓이라 단정짓긴 어렵다. 문제는 어쨌든 두산은 낯선 환경을 극복해가면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는 점, 그리고 1회 두산의 실책 두개가 대량실점까지 연결됐다는 점이다. 삼성은 이후 다린 러프의 볼넷, 이원석의 3점 홈런으로 1회부터 4-0까지 앞섰다. 9승 투수 이영하는 2회까지도 흔들리며 5실점했고 2이닝만에 5안타 5실점(4자책)한 뒤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삼성은 기세를 이어 4회에도 4득점하는 등 1~5회 연속 득점하며 11-2 대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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