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제약·바이오주’ 관심과 ‘그룹 먹거리’ 주력 기대감에 ‘최대어’로
ㆍ경쟁률은 323 대 1…2014년 제일모직이 세운 IPO 기록 갈아치워
SK바이오팜의 기업공개(IPO)가 한국 증시 사상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공모주 일반청약 경쟁률은 323 대 1, 청약 증거금 규모는 약 31조원으로 2014년 제일모직 공모주 일반청약이 세웠던 기존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제약·바이오업계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SK의 향후 지원 가능성 등 기대치가 상승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 유동성이 크게 불어난 점도 이유로 꼽힌다.
SK바이오팜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24일 마감한 공모주 일반청약 결과 4개 증권사에 증거금이 30조9889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일반 투자자들 대상으로 이틀간 총 391만5662주를 모집하는데 청약 수량이 12억6485만주에 달해 경쟁률은 323.0 대 1에 이르렀다. 2014년 제일모직 공모주 일반청약 당시 증거금(30조649억원)보다 1조원가량이 늘었고, 경쟁률(194.9 대 1)은 1.6배 이상 올랐다.
SK바이오팜이 올해 기업공개 시장 ‘최대어’로 꼽혔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결과는 예견된 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제약·바이오업체 주가가 승승장구하면서 SK바이오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SK바이오팜이 지난 18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전체 공모주 물량의 60%에 대한 수요예측을 할 당시 835.7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이 나왔다. 전체 공모주의 20%에 대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도 예상대로 뜨거웠다.
제약·바이오업계 주가는 신약 임상 소식만으로도 기대치에 힘입어 크게 상승하는데,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해외에 기술을 수출하지 않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은 이력으로 더 주목받았다. 지난해 11월 FDA로부터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품목허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에 대한 유럽 시판허가를 받았다. 소아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도 FDA 승인을 준비 중이다.
SK그룹이 향후 SK바이오팜을 주력 먹거리로 삼을 것이란 기대치도 컸다. SK바이오팜은 SK주식회사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의 미래 먹거리’라는 기대를 받으며 공모주 청약 후 주가가 올랐던 경험도 최근 주식시장에 몰린 개인투자자들에게 ‘학습 효과’를 일으켰다. 주당 4만9000원이라는 공모가가 싼 편은 아니지만 향후 상승 기대치를 생각하면 합리적이라는 평가 속에 상장 증권사 대리점을 찾는 발길도 적지 않았다. 다만 이종우 경제칼럼니스트는 “제약 업계 특성상 향후 신약 개발 여파에 따라 주가가 쉽게 흔들릴 수 있는 점, 공모가가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어서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은 투자 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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