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이슈 집중 부각됐던 일주일
코스피 전주보다 9.02P 올라
“예측 가능한 범위…충격 제한적”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폭락과 반등을 거듭한 주식시장이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최근 대북 리스크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 흐름이다. 최근 수년간 대북 리스크의 영향력이 감소한 데다 이번 움직임도 예측 범위에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국내 유가증권시장 지수 코스피는 2141.32를 종가로 기록했다. 지난 16일 오후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사진), 김연철 통일부 장관 사임, 정부의 대북 메시지 기조 변화 등 일주일간 국내에선 대북정책이 주요 이슈로 집중 부각됐으나 코스피는 오히려 일주일 전보다 9.02포인트(0.42%)가 올랐다.

15일 하루 만에 코스피가 4.76%(101.48포인트) 급락할 때만 해도 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위협이 영향을 미친 듯했으나 코스피는 16일 다시 5.28%(107.23포인트) 급등했다. 장 마감 후 북한의 폭파가 진행됐음에도 이후 사흘간 증시의 출렁임은 적었다.

코로나 재확산·경제 재개 여부
글로벌 증시에 더 큰 변수로 작용

주식시장이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를 ‘예측 가능한 이슈’로 받아들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는 정치적 상징성이 큰 일이지만 이달 초부터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예고했던 바라 금융시장 충격은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수년간 북한의 도발이나 위협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크지 않았다는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강경 행동에 익숙한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진입한 점도 변동성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및 경제 재개 여부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15일 코스피가 급락한 데는 미국·중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변수는 남아 있다. 북한의 행동이 예측 가능한 수준을 넘어선다면 주가 폭락은 불가피하다. 유승민 위원은 “현재 북한은 내부 불만을 잠재우고 결속을 도모하려 대남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미사일 실험 등 수위를 높이고 미국을 자극하면 시장 변동성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이 주가에 곧 본격적으로 반영된다면 대북 리스크가 주가 하락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