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지긋지긋한 7연패를 끊어낸 것은 캡틴 이성열(35)의 9회말 끝내기 역전 만루홈런이었다. 이성열이 홈을 밟자, 한화 선수들은 주장을 향해 생수를 뿌리며 격하게 환영했다. 덕분에 이성열의 안경테는 조금 휘었지만, 이성열은 그만큼 팀 선수들이 부담을 털어내길 바랐다.
이성열은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전에서 6-7로 뒤진 9회말 상대 투수 박진형의 초구를 받아쳐 극적인 역전 좌월 만루포를 터뜨려 경기를 끝냈다. 이성열의 프로 데뷔 후 첫 끝내기 역전 만루홈런이자, 올 시즌 리그에서 처음 나온 끝내기 만루포였다. 한화는 10-7 승리를 거뒀고, 7연패에서 탈출했다. 연패로 가라앉은 한화의 분위기가 주장의 홈런 한 방으로 반전될 수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이성열은 “상대 외야수들이 전진해 있길래 간결하게 치면 좋은 타구가 나올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구가 좌익수의 키를 넘길 줄은 알았는데 홈런이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사실 이성열도 9회말 만루찬스가 자신의 앞에 올 것이라 쉽게 예상할 수는 없었다. 9회말 한화는 3-7로 뒤진 상황이었고, 타순이 이성열 바로 뒤 6번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속 안타와 볼넷, 상대 실책이 연이어 나오며 이닝의 9번째 타자였던 이성열에게까지 기회가 왔다.
이성열이 만루 기회를 맞은 건 2사 2·3루에서 롯데가 김태균을 고의4구로 거르기로 결정한 뒤였다. 이성열은 “최고의 오른손타자인 태균이 형에게 상대가 어렵게 승부할 것이고, 나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성열은 “박진형이 직구와 포크를 주로 던지는 선수인 걸 염두에 뒀다. 포크볼을 던질 것이라 생각하고 최대한 왼쪽으로 밀어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타석에 서기 앞서 세운 계획을 초구부터 실행에 옮겼고,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극적인 승리의 순간에도 이성열은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놓지 못했다. 이성열은 “그간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힘을 못줘서 미안했다”며 “즐겁게, 재밌게 야구하다보면 시즌 144경기가 모두 끝났을 때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을 갖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성열 덕에 선수들이 마음고생을 전보다 더 덜어낼 수 있는 것 같았다. 홈에서 선수들과 엉켜 기뻐하느라 안경테가 휘었지만 이성열은 “안경은 많이 망가지지 않았다. 내일 보수하면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라며 “팀 선수들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경기를 뛰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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