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예정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20일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최강욱 의원에 대해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대선·지방선거 패배 이후 반성과 쇄신 의지를 내비친 셈이지만, 강성 지지자들의 반발 등 당내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이자 윤리심판위원인 김회재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윤리심판위원회 회의 후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당원자격정지는 민주당 당규에 명시된 징계 수위 중 최고수위인 ‘제명’ 다음인 중징계에 해당한다. 윤리심판원은 오는 22일 비상대책위원회에 징계 의결사항을 보고한다. 비대위가 이를 의결하면 최 의원의 징계는 확정된다. 비대위는 윤리심판원의 결과를 존중해 그대로 의결할 가능성이 크다.

최 의원은 지난 4월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보좌진이 참여하는 온라인 화상회의 도중 한 남성 의원이 화상 카메라를 켜지 않자 성적 행위를 연상하는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최 의원은 “‘짤짤이(어린이들의 놀이를 뜻하는 은어)를 하고 있냐’고 말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가 더 큰 비판을 들었고 사과문을 올렸다.

김 의원은 “온라인 회의에서 여성 보좌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희롱성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점, 해명 과정에서 이를 부인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심적 고통을 준 점, 당내외 파장이 컸고 비대위에서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요청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징계를 내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리심판원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해 피해자를 직접 조사했고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실 확정 부분에 대한 심판위원들 간 이견은 없었다”며 “2차 가해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지만, (최 의원의) 해명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심적 고통이 가해졌다는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이날 윤리심판원의 징계 심의 과정에 참석해 직접 당시 상황에 대해 소명했다. 다만 자신이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윤리심판원의 중징계 배경에는 대선·지방선거 잇단 패배 후 혁신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내 혁신을 위해서는 6·1 지방선거 이전에 최 의원에 대한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선거 이전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최 의원 발언에 대해) 경징계에 그치거나 징계 자체를 미룬다면 국민들은 민주당의 어떤 반성과 쇄신 약속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 의원의 지지 기반인 당내 강성 지지층이 윤리심판원의 중징계 결정에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당내 내홍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윤리심판원 소명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잘 말씀드렸다”며 “결과가 나왔는지는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민·탁지영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