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은 이달 초 고양에 위치한 2군 구장을 찾았다. 유니폼까지 갖춰입고 마운드에 올라 2군 선수들을 상대로 투구하는 모습이 화면에 찍혔고, 19일 SBS 보도를 통해 이 상황이 공개됐다.
당시 상황에 대한 키움 구단 측의 입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허 의장이 2군 시설 및 선수단 상황을 보기 위해 고양 방문 일정을 조율하던 중 구단에서 ‘너클볼을 상대할 기회가 많지 않으니 허 의장의 너클볼을 타석에서 상대해보면 의미있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몇 선수들이 자원해 타석에 섰다는 것이다. 보도 내용처럼 선수들이 계약사항에도 없는 내용을 강제로 한 것이 아니므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당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도 덧붙였다.
선수들의 자발적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구단 고위 관계자가 소속팀 프로 선수들을 타석에 세우고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 상황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국내에 너클볼을 상대할 기회가 흔치 않다고는 하나 프로 선수들가 아닌 허 의장의 너클볼을 프로 선수들이 타석에서 받아치는 게 기량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프로 선수들을 상대로 공을 던질 수 있는 허 의장만 좋은 경험을 쌓은 셈이다.
허 의장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 때는 아예 공개적으로 연습경기에 등판해 너클볼을 던졌다. 역시 너클볼을 배워 미국 독립리그에 도전했던 허 의장의 과거 이력만 화제가 됐을뿐 구단에 도움이 될만한 행보는 아니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선수단과 직원들 중 당혹감을 느낀 사람이 많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허 의장은 지난해 말 구단이 ‘경영 및 운영관리 개선안’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내놓으며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 시절 발생한 구단 운영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며 구단에 합류한 인물이 되레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구단 측은 허 의장의 등판이 모두 “허 의장이 고사했으나 구단이 간곡하게 요청해 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구단 측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구단이 나서서 허 의장의 튀는 행보를 부추긴 꼴이라 그것대로 문제다.
안팎의 잡음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키움 선수들은 지난 19일까지 5연승을 달리며 3위 등극을 넘보는 등 선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경기당 평균 6314명이던 키움 홈 관중은 올해 평균 5826명으로 7% 가량 감소했다. 구단의 정상적인 경영 및 운영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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