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던져졌다. 갑작스런 부상 등의 변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엔트리는 확정됐다. 이제는 꾸려진 자원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야 한다. 수비 능력보다는 공격력이 돋보이는 선수들로 구성된 내야진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도 관심사다.
지난 11일 발표된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는 내야수가 6명 뽑혔다. 1루수는 박병호(넥센), 2루수로는 안치홍(KIA)과 박민우(NC), 3루수는 최정(SK), 유격수로 김하성(넥센)과 오지환(LG)이 각각 뽑혔다.
가장 큰 특징은 멀티 포지션 선수과 수비 스페셜리스트가 없다는 점이다.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은 올시즌 자신의 주포지션 외 위치에서 수비를 본 적이 거의 없다. 김하성이 올해 3루수로 8경기, 19이닝을 소화했던 게 전부다. 대표팀 선동열 감독은 “처음에는 멀티 포지션 선수를 뽑자고 구상했지만, 코칭스태프에서는 한 포지션을 잘 하는 선수를 뽑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내야에서는 경기 막판 수비 강화 포메이션을 짜기가 어렵다. 박병호가 주전인 1루수는 외야수 김현수가, 최정이 선발로 나설 3루수는 김하성이 백업할 수 있지만 두 선수의 백업 경험은 많지 않다.
최종 엔트리 발표전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던 유격수 자리에는 아시안게임 때도 많은 주목을 받을 듯하다. 선 감독은 김하성을 주전으로, 오지환을 백업으로 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하성과 오지환이 현 시점에서 리그 최고 유격수 자리를 다투는 선수들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들은 안정된 수비보다 중·장거리포에 특화된 선수다. 오지환은 올 시즌 가장 많은 10번의 실책을 범했다. 4월까지 실책 7개를 범한 뒤, 5월 실책 1개로 수비가 안정되는 듯했다. 그러나 6월들어 실책이 다시 2개 추가됐다. 김하성도 올 시즌 7번 실책을 저질렀다.
그간 대표팀 유격수 자리에는 수비가 강한 선수가 중용돼왔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박진만, 2009년 WBC에서 기대 이상으로 내야를 잘 지켰던 박기혁이 있었다. 2010 광저우 아시아게임에서는 공격력이 좋은 강정호를 수비가 좋은 손시헌이 받쳤고, 이후엔 김상수(삼성)와 김재호(두산) 등이 수비형 유격수를 맡았다.
한국이 돌풍을 일으켰던 2006·2009 WBC 때는 강한 내야수비의 덕을 봤다. 반대로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013 WBC 네덜란드전처럼 내야수들의 아쉬운 실책으로 어렵게 풀어갔던 대회들도 있었다. 결국 김하성·오지환이 자카르타에서 더 집중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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