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장관 회고록 후폭풍에
국회서 공식 입장 내기로
‘불공정 논란’ 악재 차단나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조국 사태’로 불거진 ‘불공정’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한다. 조국 사태로 상징되는 ‘내로남불’ 논란이 대선을 앞두고 다시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는 송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리는 ‘국민 소통·민심 경청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할 것이라고 1일 전했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사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일부 참석자는 송 대표의 입장 표명에 반대했지만 송 대표가 직접 당의 공식 입장을 밝히기로 결론낸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조국 사태는 물론, 박원순 전 서울시장·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폭력 사건,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한 민주당 대응을 사과할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의 직접 사과는 조국 사태에서 불거진 ‘불공정’ 논란이 4·7 재·보궐 선거에 이어 대선 국면에서 악재로 작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지지를 중도층으로 확장하기 위해선 ‘조국의 벽’을 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최근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출간을 계기로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청년들의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며 “이 점을 감안한 발언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송 대표의 입장 표명은 새로운 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선 후보에게 미칠 부담을 대신 짊어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사과의 표현 수위는 다소 약해질 여지는 있다. 조 전 장관의 책임론만 강조할 경우 검찰개혁의 의지를 져버렸다는 비판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 ‘유감’ ‘성찰’ 정도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출간되자 당내 갈등은 재현되고 있다. 이동학 청년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의 길은 ‘민생의 길’이라고 지금 분명하게 긋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남국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쇄신의 지점에서 ‘조국 사건’을 놓고 사과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곽희양·박광연·윤승민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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