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수서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남한의 미사일 사거리 등을 제한했던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를 선언한 남한을 향해 “그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표현했다. 또 “우리의 자위적인 국가방위력 강화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 소리가 없게 됐다”고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김명철 국제문제평론가 명의로 쓴 ‘무엇을 노린 미사일지침 종료인가’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미 정상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미사일 지침 종료를 발표했다. 지침이 종료되면서 남한은 최대 사거리 800㎞ 이상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설레발을 치면서 지역 나라들의 조준경 안에 스스로 머리를 들이민 남조선 당국자의 행동에 대해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을 저질러 놓고는 죄의식에 싸여 이쪽저쪽의 반응이 어떠한지 촉각을 세우고 엿보고 있는 그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밝혔다.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는 발언은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미 수차례 걸쳐 미사일지침 개정을 승인하여 탄두중량제한을 해제한 것도 모자라 사거리제한문턱까지 없애도록 한 미국의 처사는 고의적인 적대행위라고밖에 달리 말할 수 없다”며 “미사일지침의 종료는 조선반도에서 정세격화를 몰아오는 장본인이 과연 누구인가를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이 남조선의 미사일 족쇄를 풀어준 목적은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서 군비경쟁을 더욱 조장하여 우리의 발전을 저해하려는 데 있다”며 “남조선을 군사적으로 더욱 바싹 그러쥐고 우리 주변나라들을 겨냥한 중거리 미사일 배비를 합법적으로 실현해보려는 것이 미국의 속심”이라고도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또한 “미국이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서 비대칭적인 불균형을 조성하여 우리에게 압력을 가하려고 하는 것은 정전상태에 있는 조선반도의 첨예하고 불안정한 상태를 더욱 야기시키는 심중한 실책”이라며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저들이 추구하는 침략야망을 명백히 드러낸 이상 우리의 자위적인 국가방위력 강화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 소리가 없게 됐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우리는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며, 조선반도의 정세격화는 우리를 위협하는 세력들의 안보불안정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