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53)가 고가 메뉴의 식당에서 인원수에 비해 적은 금액을 결제해 정치자금 지출내역으로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피하려고 참석 인원수를 부풀려 1인당 식사금액을 3만원 이하로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정치자금을 실제 사용 내역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이영 후보자의 2020~2021년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후보자는 지난해 9월7일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회 현안관련 회의’ 명목으로 4명이 모인 서울 여의도의 한 일식당에서 12만원을 결제했다. 이 식당은 초밥 코스요리를 주로 판매하는 곳으로, 요리·식사 메뉴 중 가장 싼 것이 개당 5만5000원인 후토마키(일본식 김밥)이다. 1인당 3만원만 결제하고 식사하기 어려운 곳이다.
이 후보자는 2020년 11월18일 서울 중구 회현동의 한 고급 중식당에서 16명이 모인 ‘라임·옵티머스 권력형 비리게이트 특별위원회 현안관련 회의’를 가졌고, 총 45만원을 결제했다. 1인당 2만8125원을 쓴 셈인데, 이 식당은 모임·회의가 가능하게끔 방에서 식사를 하려면 1인당 8만원이 넘는 코스요리를 주문해야 한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11월10일 서울 광화문 인근 일식당에서 같은 명목으로 8명이 만나 21만6000원을 지출했다. 1인당 2만7000원을 쓴 셈이다. 그러나 이곳 역시 주메뉴인 샤브샤브 가격이 1인당 4만8000원이 넘고, 일부 안주만 2만원대에 판매된다.
이밖에 이 후보자는 메뉴 가격이 2만9000원 이상인 여의도 장어요리 전문식당에서 2020년 11월3일 11명이 모여 총 30만8000원을, 지난해 9월10일 3명이 모여 총 7만8000원을 결제했다. 이처럼 ‘1인당 3만원’ 제한을 의식해 인원 수를 부풀린 것으로 의심되는 지출내역이 류 의원의 분석 결과 총 8건이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1인당 6만원이 넘는 제주도 고급 일식당에서 업무추진비로 식대를 지불하면서 1인당 3만원 미만을 결제해 입길에 오른 바 있다.
류 의원은 “정치자금 지출 내역을 허위기재하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이 후보자가 당시 상황에 대해 소상히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 인사청문준비단 관계자는 “후보자가 의원 자격으로 집행한 정치자금 내역은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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