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105층이 아닌 55층 2개 동 낮춰 짓겠다는 계획을 서울시가 사실상 반려했다.
용적률 혜택 대신 공공기여로 제공하기로 한 ‘105층 전망대’ 등이 무산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설계 변경을 하려면 사전협상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GBC는 2026년 완공이 현실적으로 힘든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2일 “현대차 측이 지난 2월에 보낸 계획안에 대한 이 같은 의견을 지난달 26일에 전했다. 공식 공문도 곧 보낼 것”이라며 “서울시는 당초에 합의한 대로 (105층) 초고층 건물을 희망하는 게 사실이며 현대차 측이 층수를 절반으로 줄여야 할 타당한 근거를 아직 입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한국전력이 사용하던 삼성동 부지를 매입해 사옥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2016년부터 서울시와 사전협상에 들어가 일반3종주거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를 3단계 상향해 용적률을 대폭 높이는 혜택을 받았다. 지하 7층, 지상 105층으로 최고 높이 569m인 서울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빌딩 설계가 가능해진 것이다.
대신 공공기여로 시민에게 공개되는 ‘105층 전망대’를 만들고 문화·편의 시설을 함께 짓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은 현대차 부지를 대상으로 한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에도 담겼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7일 105층 건물 1개동 대신 50층대 건물을 2개동과 문화·편의시설이 들어서는 저층 4개동 등 총 6개동으로 완성하는 설계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해당 변경안에 따르면 GBC의 최고 높이는 242m 높이로 낮아진다.
현대차그룹 측은 공사비 증가 등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와 그룹 미래전략 등을 반영한 새로운 공간 계획 필요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설계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당초 합의한 원안을 고수하면서 양측의 재협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사전협상에서 ‘랜드마크’를 만든다는 취지로 건물 높이를 105층까지 높이고, 규제 완화와 도시계획 변경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공공기여로 최고층 전망대 등을 확정한 만큼 설계를 변경하려면 이를 대체할 다른 공공기여 시설을 위해 사전협상부터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9년 건축허가를 받은 GBC는 2020년 5월 착공했으나 건설 비용 인상 등의 문제로 터파기만 한 채 공사를 멈춘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26년 12월을 목표로 삼았던 GBC의 실제 완공은 더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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