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들 선거전 주요 장면
‘LH 사태’ 악재로 접전 예상 깨고 야당 우위로 반전
박영선 ‘청년비하’ 논란…오세훈은 ‘용산참사’ 구설
4·7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는 서울과 부산 두 대도시의 시장을 뽑는다는 점, 대선을 1년 앞두고 치러지기 때문에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는 점 등에서 선거전 시작부터 주목받았다. 접전이 예상됐던 서울시장 선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기점으로 야당 우위로 반전되는 흐름이었다. 어느 때보다도 네거티브가 많았고 여야는 과도한 표현들을 주고받았다. 특히 ‘생태탕’ 논란은 정책이 사라지고 ‘진흙탕’이 된 이번 선거의 상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과정에서 이슈가 된 장면과 발언들을 정리했다.
■ 야권 단일화 경선 주목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는 글을 남겼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직을 내려놓고 공식 출마 선언도 하기 전 민주당 내 ‘친문 지지세력’을 의식한 것이다. 친문 이미지와 멀었던 박 후보는 지난달 1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결과 압도적인 득표율 차(39.12%포인트)로 우상호 의원을 이겼다.
박 후보가 ‘대세론’을 지켰다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예상을 뒤엎는 승리로 경선과 단일화 문턱을 연이어 넘어섰다. 지난달 4일 예상과 달리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제쳤고, 지난달 23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도 이겼다. 연초 여론조사에서의 열세를 ‘조직력의 힘’으로 뒤집었다.
야권 단일화 과정에선 인신공격성 발언들도 오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를 향해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 같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김 위원장을 ‘상왕’이라고 칭하며 대응하기도 했다.
■ ‘LH 사태’ 이후 달라진 판세와 네거티브·문제 발언
서울시장 선거 판세는 지난달 초 LH 전·현 직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 급변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성난 민심은 여당에서 등을 돌렸다. 민주당은 이해충돌방지법을 비롯한 ‘LH 5법’ 입법을 추진했지만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의원이 지난해 ‘임대차 3법’ 통과 전 전셋값을 올렸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판세가 뒤집어졌다. 지난달 초만 해도 야권 후보와 비슷했던 박 후보 지지율은 오 후보에게 뒤지기 시작했다.
여당의 선거전략은 변했다. 박 후보는 ‘민간·공공 참여형 재건축·재개발’ 등 현 정부와 다른 기조의 공약을 내놓고 선거 점퍼에서 당명도 뺐다. 네거티브 공세도 강해졌다. 오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셀프 보상’ 논란이 쟁점화됐다. 박 후보 측이 처가 땅 개발을 “몰랐다”고 한 오 후보가 측량 당시 현장에 나타나 점심으로 ‘생태탕’을 먹었다는 증언들을 거론하며 ‘거짓말을 했다’고 공격하자, 조수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생떼탕을 끓인다”며 맞받아쳤다.
박·오 후보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도 입길에 올랐다. 박 후보는 지난달 26일 유세 직후 20대에서 지지율이 낮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20대는 역사적 경험치가 부족하다”고 말해 ‘청년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오 후보는 지난달 31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자신의 시장 재임 시절 벌어진 2009년 용산참사를 “부주의한 폭력 행위”라며 임차인들에게 원인을 돌리는 발언을 해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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