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몽골 고원에서 유입된 황사로 전국 대부분 지역이 미세먼지 농도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달 29일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황사비를 피해 우산을 쓰고 있다. 한수빈 기자

 

이번 겨울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근 5년 새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량 증가 등이 개선 요인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저감 원인의 하나로 기후동행카드를 꼽으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정책을 무리하게 홍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올해 3월 ‘5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추진 결과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 22㎍으로 제도 시행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잦은 기간 각종 저감 조치를 시행하는 제도다.

㎥당 35㎍ 수준이던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는 관리제 도입 후 28㎍, 27㎍, 25㎍, 26㎍ 등 매년 감소해 평균 37%가 줄었다. 초미세먼지 농도 ‘좋음’ 일수도 도입 전 11일에서 이번 겨울 42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서울시는 강수량·풍속 증가 등 기상 여건과 국외 영향뿐 아니라 배출원 관리 강화 등 정책이 효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을 강화해 위반 건수는 이번 겨울 46대로, 1년 전(94건)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공회전 시간 초과한 차량 단속도 강화해 36건을 적발, 과태료 180만원을 부과했다. 이밖에 친환경 보일러 보급과 비산먼지 등 배출 사업·공사장 점검, 간선·일반도로 청소 등도 도움이 됐다고 봤다.

서울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기상 변화 (자료 : 서울시)

 

문제는 계절관리제 시행 기간인 지난 1월27일 출시된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를 미세먼지 저감 요인에 끼워 넣은 점이다.

도입된 지 2개월밖에 되지 않은 해당 정기권과 자가용 이용객의 대중교통 전환 사이 연계성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기후동행카드의 주요 사용자가 기존에도 대중교통 이용량이 많은 청년층이어서 당초 정책 목표였던 탄소배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아직 기후에 미치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부분까지 감소 원인으로 내세운 것은 자체 정책에 대한 지나친 포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번 겨울 미세먼지 감소의 중요한 요인은 예년보다 많았던 강수량이다. 5차 계절관리제 기간 서울 강수일수는 42일, 강수량은 209.0㎜로 그간 관리제 기간 가운데 최대치였다. 기상청은 지난해 12월~올해 2월 수도권 강수량이 182.0㎜로 평년(66.2㎜)의 2.8배,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후동행카드도 승용차마일리지·에코마일리지 특별포인트 등 시민의 참여로 미세먼지를 줄인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시간이 지나고 더 많은 자료가 쌓이면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 서울시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