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4년 만에 ‘당내 당’ 첫발

기성정당들 청년 무관심 여전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왼쪽에서 네번째)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정의당 창당식에서 정의당 류호정·장혜영 의원, 강은미 원내대표, 여영국 대표, 배진교 의원(왼쪽부터) 등과 함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의당에서 당내 당 성격의 ‘청년정의당’이 출범했다. 중앙당과 독립된 청년정의당은 “새로운 세대의 정치 공간을 넓히겠다”고 선언했다. 청년 정당이 앞으로 기성 정당과 어떻게 차별화할지 주목된다. 그러나 정의당에서조차 청년당이 논의 4년 만에 출범했다는 점에서 기성 정당이 ‘청년’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당내 청년 정치에는 무관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보궐선거 이후 온 정치권이 청년을 말하고 있지만 청년의 삶을 정말로 바꾸기 위해 치열한 세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청년들에게 탁상공론을 할 여유는 없다. 정치의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청년정의당은 정의당의 혁신 동력이 되겠다”고도 했다.

청년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의 전국청년당, 국민의힘의 청년국민의힘(청년의힘)처럼 ‘당내 당’ 형태 청년 조직이다. 법률상 개별 정당은 아니지만 당규에 “독자적 사업계획과 입장을 가질 수 있다”고 명시해 중앙당으로부터 독립해 운영된다.

정의당에서 ‘청년당’ 출범 논의는 2017년 19대 대선 직후 시작됐고,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하지만 당 살림이 넉넉하지 않은 상태에서 청년정의당의 독자세력화에 대한 이견이 나오면서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강 대표도 연설에서 “다른 목소리를 낸 청년정치인에게 ‘철없다’며 손가락질하는 기득권은 어느 당에나 있었다. 정의당도 이런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밝혔다.

4·7 재·보선 이후 청년 표심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그동안 기성 정치권은 청년들의 정치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주요 정당들이 유럽식 ‘청년정당’을 표방하며 별도 청년당을 만들었지만 이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민주당은 재·보선 패배 이후 20·30대 초선 의원 5명이 ‘조국 사태’를 언급하며 반성문을 썼으나 강성 지지자들의 공격 이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최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청년의힘이 청년정의당처럼 독립적인 의결·사업·예산권을 갖도록 당헌·당규를 바꾸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무산됐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청년 정치인들이 서툴더라도 더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당이 대선에서 청년들의 표심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