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에 전국에서 보낸 추모 문자 3년째 표시
ㆍ세월호 참사 이슈화되면 크게 늘어…정치적 글·욕설은 걸러내
세월호 3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경기 안산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영정 앞을 지나며 분향하고 있다. 안산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봄이 몇 번이고 다시 오더라도 잊지 않겠습니다.”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승리하는 날이 올 것이므로 더욱 기억하겠습니다.”
14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 한편에 선 3~4m 높이의 전광판에는 이런 글귀들이 보였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격려하기 위해 전국에서 ‘#1111번’으로 보내온 문자메시지가 찍힌 것이다.
“잊지 않겠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REMEMBER 20140416” 등 짧은 글귀들부터 세월호 참사로 숨진 학생의 목소리로 남은 부모들과 “함께 있겠다”고 말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지금까지 3년 동안 날아온 메시지들은 100만건에 이른다. 안산시 세월호사고수습지원단에 따르면 합동분향소가 설치되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위로·격려 문자메시지를 받기 시작한 2014년 4월23일부터 지난 13일까지 97만6480건의 메시지가 분향소 전광판에서 공개됐다.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일주일 동안에는 9만건이 넘는 문자메시지가 분향소에 도착했다. 그 다음달에도 시민들은 약 2만5000건의 메시지를 보냈다. 참사의 여파가 다소 가라앉으면서 월 1만건 이내로 줄었던 메시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 ‘유민 아빠’ 김영오씨를 비롯한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난 2014년 8월 7만1630건으로 다시 늘었다.
이후에도 문자메시지는 평소 월 2만건을 밑돌다 세월호 참사가 이슈화될 때마다 크게 늘었다. 참사 1년을 맞은 2015년 4월(9만1200건)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이 다시 논란이 되던 지난해 11월(9만6170건)에 메시지가 급증했다.
일평균 문자메시지도 평소에는 2000건을 넘지 않았지만 중요한 국면 때마다 늘었다.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맞은 지난 1월9일 하루 동안에는 1만건에 달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3월10일에도 메시지가 9300건에 달했다. 세월호 선체가 해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3월23일에는 6700건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휴대전화에서 ‘#1111번’을 눌러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즉시 보낸 글귀가 전광판에 뜨는 것은 아니다. 안산시 관계자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위로와 격려를 받고 세월호 참사가 정치적인 이슈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루 정도의 모니터링을 거쳐 메시지를 전광판에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어린 학생들이 장난 삼아 보낸 욕설과 지나치게 정치적인 메시지가 전광판에 뜨지 않도록 걸러내고 있다. 문자메시지 요금은 주요 이동통신사가 부담하고 있어 이용자들은 무료다.
안산 |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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