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오랜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이 시즌 초부터 대차게 맞붙었다. 12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시즌 두번째 맞대결에서 두차례 벤치 클리어링을 벌였다.

첫번째 벤치 클리어링은 3회초 일어났다. 양키스가 5-1로 앞선 가운데 무사 1·2루에서 8번 타일러 웨이드가 3루쪽으로 번트를 댔다. 타구가 꽤 빨라 3루수가 선행주자를 잡으려 2루를 송구했다. 유격수 브록 홀트의 커버가 빨라 아웃에는 성공했지만, 1루주자 타일러 오스틴의 슬라이딩이 문제가 됐다. 오스틴이 슬라이딩하면서 왼발을 높이 들었고, 베이스를 밟았던 홀트의 오른발을 건드렸다. 둘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고, 벤치와 불펜에 있던 선수들이 모조리 뛰어나왔다.

뉴욕 양키스의 타일러 오스틴(고개 숙인 선수)이 12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경기 도중 보스턴 조 켈리(가운데)의 공에 맞은 뒤 마운드로 달려나와 싸우고 있다. 보스턴 | AP연합뉴스


(사진 = AP연합뉴스)

첫번째 벤치 클리어링에선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문제는 두번째였다. 7회초 양키스가 10-6으로 앞선 상황, 이번엔 오스틴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일이 벌어졌다. 보스턴 투수 조 켈리가 오스틴의 등을 향해 시속 98마일(157.7㎞)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공에 맞은 오스틴은 배트를 홈플레이트 위로 집어던지며 화를 내더니, 곧바로 켈리가 선 마운드로 달려들었다. 켈리 역시 피하지 않고 덤벼보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고, 켈리는 달려든 오스틴을 넘어뜨린 뒤 두어차례 주먹을 날렸다. 양 팀 선수단은 마운드를 중심으로 뒤엉켰고, 켈리와 오스틴, 양키스 3루 코치 필 네빈이 퇴장 당하고 나서야 상황이 끝났다. 경기는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한 양키스가 10-7로 이겨 1차전 1-14 패배를 설욕했다.

양키스와 보스턴은 2003년 포스트시즌 펜웨이파크에서 벤치클리어링을 벌인 바 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만난 두 팀은 3경기에서 위협구로 신경전을 벌였다. 당시 4회초 보스턴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양키스의 카림 가르시아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지자 양 팀 벤치 간 분위기가 격해졌다. 이어 4회말 양키스 로저 클레멘스가 보스턴 매니 라미레스에게 몸쪽 높은 공을 던지자 급기야 벤치 클리어링으로 번졌다. 마르티네스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양키스의 노(老)코치 돈 짐머를 넘어뜨린 장면도 이 때 일어났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