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의 시대
폴 하이드먼 지음 | 신재일 옮김
이글루 | 404쪽 | 2만원

책의 원제는 ‘Rogue Elephant’. 사전은 ‘무리에서 벗어나 위험하게 움직이는 코끼리’나 ‘그 코끼리를 닮은 사람’을 뜻하는 표현이라고 설명한다. 코끼리는 미국 공화당의 상징이기도 하다. 지금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배출하기까지 공화당이 변해온 과정을, 미국학 박사이자 역사 교사인 저자가 설명한다.
저자는 “지난 수십년간의 공화당 역사에서 나타난 세 가지 중요한 변화”를 짚는다. 공화당은 훨씬 더 보수화됐고, 심각한 내부 갈등이 발생했으며, 기업 지도자들과 더 빈번하게 충돌하게 됐다. 트럼프의 제멋대로 행보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난동을 피운 그의 지지자들 때문에 이런 변화가 최근 갑자기 발생한 것처럼 보이지만, 변화의 조짐은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있었다. 저자는 “트럼프는 수십년 동안 우경화해온 공화당의 변화 속에서 나타난 하나의 정점”이라고 했다.
1970년대 제정된 미국의 연방선거자금법은, 당 외부 기관이 대규모로 선거자금을 조달하고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정당 지도부의 영향력이 줄게 된 계기였다. 공화당 정치인 뉴트 깅그리치는 지도부의 뜻과 달리 1990년대 민주당을 맹렬하게 공격했는데, 그 이전에 고액의 선거자금을 모금한 덕에 정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고 과격한 메시지도 제약 없이 냈다.
그 이후 공화당의 당파 싸움은 극심해졌다. 트럼프는 이런 공화당에 불만을 가진 당 지지자들을 공략했다. 유럽과 달리 노동조합이 약했던 미국의 기업은 강력한 기업단체를 만들지 못했고, 공화당의 방향을 통제할 만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는 공화당이 자금력이 있는 특정 인물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 지금의 트럼프가 당을 장악한 건, 트럼프가 특별하기만 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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