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년간 유지됐던 전국의 행정구역 개편을 추진한다. 총선 이후 김포 등 인접 도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메가시티 서울’을 현실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검토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주요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다음 달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위원회’라는 한시적 기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자문기구 성격인 개편위는 1995년 민선 자치 출범 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된 현 지방행정을 계층과 구역, 기능별로 개편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핵심 과제와 계획을 수립하고 공론화 작업까지 담당한다.
특히 개편위는 ‘메가시티 서울’과 지자체 통폐합, 특별지자체 구성 등 지역별 논의 중인 행정 개편안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앞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는 데 지역 주민의 의사가 필요하다면 주민투표를 해 확인할 것”이라며 “생활권 일치 여부와 행정적 재정적 효과 등을 고려해서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관한 논의에 대해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면서도 “개편위 (출범) 일정 등과 상관없이 지역의 공감대 확인 등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 촉발한 서울의 행정구역 확대 의제가 정부 차원에서 실무 검토 절차에 들어가게 될 전망이다. 이번 논의에 직접 영향을 받는 서울 포함 수도권 지자체도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임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서울 도시경쟁력 제고 관점에서 김포시·구리시와 메가시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국가 과제로 진행한다면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시는 총선 직후 행안부에 서울 편입 관련 주민투표를 본격적으로 요청할 방침이다.
반면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 중인 경기도는 정부의 행정개편 구상에 반대 입장을 계속 펼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11일 경기언론인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은)인접 도시의 자산가치 상승 욕구를 충족 시켜 표를 구걸하는 것”이라며 ‘총선용 카드’라고 비판했다.
개편위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지원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올해 쓰레기 소각장 등의 필수시설을 인접한 지자체가 공동으로 만들어 함께 쓰는 ‘공공협약 제도’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른바 ‘님비시설’에 대한 민원과 재정·부지 확보 부담을 낮추려는 취지다.
지방자치단체가 일차적 재난대응기관이 될 수 있도록 주민센터 기능을 강화한다. 현재 민원과 복지 중심인 읍·면·동 주민센터에 지역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추가하는 것이다. 센터 직원과 이장, 통장이 지역 내 축대나 옹벽, 다리 등을 순찰하도록 한다.
재난관리주관기관도 정비된다. 각 중앙 부처가 재난 유형별 관련 제도를 마련해 지금보다 관리를 세분화하고 책임성을 강화한다.
또 지방교부세 배분 기준을 개선하고, 일종의 ‘비상금 통장’인 통합재정안정화기금도 모든 지자체에 의무화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전국에서 문제가 된 지방 세수 부족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지역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선 올해부터 취득세(50%) 및 재산세(5년간 100%)를 감면한다. 인구감소지역의 주택을 구입한 2주택자는 다주택자 중과세 적용이 제외된다. 빈집 철거 시 집이 있던 토지에 대한 재산세도 경감된다.
이밖에 고향사랑기부는 올해부터 지역뿐 아니라 사업까지 지정할 수 있고, 500만원인 한도는 내년부터 2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재산권과 관련이 적은 용도로 쓰는 인감증명서는 9월부터 온라인으로 신청·발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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