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 발표

13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열린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주제발표 기자회견에서 호추니엔 예술감독이 전시 주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0년, 세상의 질서를 바꾸고자 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상처 입고 슬픔에도 잠겼지만 버텨내고 변화해 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광주에서 변화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역사입니다.”

오는 9월5일 개막하는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주제를 발표하며 호추니엔 예술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13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16회 광주비엔날레 주제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를 공개했다.

주제는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1908년 쓴 시 ‘고대 아폴로의 토르소’의 마지막 문장에서 따왔다. 시는 상상 속의 파편화된 고대 조각상을 노래하며, 그것을 바라보는 이에게 새로운 결단과 삶의 변화를 촉구한다.

싱가포르 출신 호추니엔 감독은 이를 소개하며 올해 광주비엔날레 핵심 키워드로 ‘변화’와 ‘실천’을 꼽았다. 그는 “변화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에 광주보다 더 적합한 곳이 없다”며 “변화의 도시 광주에서는 민주주의 투쟁의 역사가 아직도 전 세계에 울려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열린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주제발표 기자회견에서 호추니엔 예술감독(왼쪽부터), 큐레이터 최경화, 박가희, 브라이언 쿠안 우드가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호추니엔 감독은 또 “변화는 반복적인 실천을 통해 유지된다”며 “이번 비엔날레의 출발점은 예술적인 실천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비엔날레의 참여 작가 규모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호추니엔 감독은 “의도적으로 응축된 형식을 채택했다. 역사상 가장 적은 수의 작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열린 15회 광주비엔날레에서는 30여개국 작가 73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작가들이 각자 오랜 기간 해온 작품 여럿을 함께 공개하는 전시로 꾸며질 예정이다. 호추니엔 감독은 “예술작품이라는 ‘점’을 ‘선’으로 이은 전시로 꾸밀 예정이다.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잇는 ‘벡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시민들의 참여로 진행되는 작품도 공개된다. 광주비엔날레 GB커미션 선정 작가인 권병준과 박찬경은 광주·전남 시민들로부터 금속으로 된 물건을 기부받아 악기로 만들고, 이 악기로 음악을 연주하는 프로젝트 ‘불림’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 전통 의례 중에는 농악대나 스님이 마을을 다니며 쌀이나 고철을 기부받고, 음악이나 염불로 되갚는 ‘걸립’이 있었다. 작가들은 지역 주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금속 제품을 기부받을 계획이다.

박가희 큐레이터는 “작업을 통해 죽은 물질을 산 소리로 공동체에 돌려주는 것”이라며 “시민의 기여가 비엔날레를 만들고, 예술로의 변환을 거쳐 다시 공동체에 돌아가는 순환 구조를 정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해 광주의 여러 시민단체를 만났는데, ‘비엔날레를 나와 관련 있는 행사라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시민들의 반응을 접했다”며 “이 작업은 함께 하시는 분들과 만들어나간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비엔날레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6회 광주비엔날레는 9월5일부터 11월15일까지 총 72일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열린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