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코칭스태프들이 지난 1월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전지훈련지인 대만으로 출국하며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국 수속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국내 귀국 항공편 결항으로 홍역을 치렀던 키움 1·2군이 두산 2군과 함께 국내 항공사 전세기로 입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일 키움 구단 등에 따르면, 키움 및 두산은 아시아나항공 측에 오는 10일 대만을 출발하는 전세기 편성을 요청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이와 관련된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두 구단이 사전에 예매했던 아시아나항공의 대만 가오슝발 인천행 비행기가 결항되고 이후 예매한 대만 국적 항공편도 정상적으로 운항할지 확신하기 힘든 상황에서, 키움 1·2군 및 두산 2군 선수단 및 관계자들이 변수 없이 국내로 귀환할 수 있도록 전세기를 요청한 것이다.

대만 가오슝과 타이난에서 스프링캠프 중인 키움은 오는 8일과 10일, 두산은 오는 16일에 걸쳐 아시아나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만 정부의 정책 여파로 대만과 한국을 오가는 승객이 줄면서 아시아나항공이 해당 항공편을 결항처리했다.

대만 정부는 지난 2월25일부터 한국에서 출발해 대만에 입국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14일간 자가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2주간 발이 묶이게 되는 이 조치 여파로 한국에서 대만으로 가려는 승객수가 크게 줄었다. 국내에 머물던 구단 관계자들이 대만 캠프를 방문하려던 계획도 취소했다.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도 대만으로 가려던 항공편들을 잇따라 취소했다. 두 팀은 부랴부랴 대만 에바항공 여객기 티켓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 항공편마저도 결항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컸고, 실제 2월말 예정됐던 에바항공 인천행 비행편도 순차적으로 취소되고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취소 결정으로 귀국 항공편 찾기에 혼선을 빚었던 키움과 두산은 아시아나항공 측에 유감을 표했고, 일단 구한 대만 항공사 항공편이 취소될 가능성에 대비해 전세기 편성을 요청했다. 만약 정부의 허가에 따라 전세기가 편성된다면 8일 따로 귀국하려던 키움 2군과 오는 16일 귀국하려던 두산 2군도 일정을 바꿔 10일 함께 귀국할 예정이다. 두산과 키움은 기존 캠프 일정을 연장하기보다는 국내에서 숙박과 외출이 필요없는 연습경기를 수도권에서 치르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전세기가 이륙하기까지는 아직 정부의 허가가 남아있다. 캠프를 치르는 데 들었던 많은 양의 화물을 어떻게 적재할지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한국에 대한 대만 내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은 상태에서 양 팀 선수단은 확실한 귀국 일정을 바탕으로 캠프를 변수없이 마무리하길 바라고 있다. 키움과 두산 2군은 모두 2월초부터 대만에서만 머물며 긴 타지 생활을 이어왔다. KBO리그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정규시즌이 계획대로 개막될지도 아직 오리무중이지만 선수단의 타지생활 스트레스를 풀고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양 구단은 묘수를 짰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