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8일][박근혜·최순실 게이트]김경태 “차은택, 배후 힘 있는 어르신 있다고 해”

법정으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왼쪽 사진)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이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 강제 인수 과정에서 ‘배후에 어르신이 도와준다’고 호언장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차 전 단장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9)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39)는 이같이 밝혔다. 모스코스는 포레카 지분을 강제 인수하기 위해 차 전 단장과 최순실씨(61) 등이 세운 회사다.

김 전 이사는 차 전 단장이 모스코스가 자금력이 없는데도 포레카 지분 인수에 강제로 나서는 것에 대해 “(모스코스의 배후에는) 한 사람이 아니다, 재단이다, 힘 있는 어르신들이 있다, 정부가 후원하는 단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느냐는 검찰 질문에 “맞다”고 했다.

검찰은 또 차 전 단장이 재단·국정원·검찰을 언급하면서 “이 시대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김 전 이사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이사는 이에 대해 “놀라운,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다”고 시인했다. 차 전 단장은 “재단은 말했지만 국정원은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송 전 원장은 차 전 단장이 포레카 지분 강제 인수가 잘되지 않자 상대 회사인 컴투게더를 향해 “가만두지 않는다. 윗선에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사업을 고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송 전 원장은 “(차 전 단장으로부터) 영향력이 있는 ‘재단 사람들’이나 ‘윗선’과 같은 이야기를 듣고 실제 세무조사를 시킬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송 전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10월 말 중국에 있는 차 전 단장과 대화를 나눴다며 “(차 전 단장으로부터) ‘세무조사 운운’ 말을 자신에게서 들은 게 아니라 저 스스로 한 말로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직후다. 차 전 단장은 “고사라는 말은 한 적이 없다”며 일부 부인했다.

이혜리·윤승민 기자 lh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