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출나지는 않았지만 한화 투수 김이환(20)의 프로 데뷔 시즌은 썩 나쁘지도 않았다. 팀이 부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즌 막판 선발 기회도 얻었다. 11경기 4승3패, 평균자책 4.26. 마지막으로 얻은 두번의 선발 기회에서는 모두 선발승을 따내며 미래를 기대케했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된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김이환은 더 나은 2년차 시즌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신인으로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명단에 합류했으니 벌써 두번째 캠프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한화의 1군 캠프를 잠시라도 밟았던 신인 동기들은 7명. 올해는 그들 중 김이환과 내야수 노시환, 외야수 유장혁만이 함께 애리조나 1군 캠프에 참석했다.
캠프 출발 전 만난 김이환은 “지난해는 일본에서 캠프를 보내다 올해는 미국에 가게 돼 새롭다. 미국은 태어나서 처음 간다”며 아직 남은 새내기 티를 냈다. 다만 목표는 뚜렷했다. 김이환은 “구속을 늘리고, 변화구를 더 다듬겠다”고 했다.
김이환은 지난해 캠프에서 구속 향상을 이뤘다며 잠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막상 프로무대 실전에서는 구속이 기대에 못미쳤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이환의 지난해 속구 평균구속은 시속 138.4㎞. 경기별 속구 평균구속만 따져도 140㎞을 넘긴 적은 없었다. 김이환은 이를 142~144㎞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사실 마무리캠프 때 한화는 김이환의 속구 평균구속을 시속 145㎞까지 올리려 했는데 김이환은 “운동해도 사실 잘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목표를 142㎞까지 낮춰잡았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또 다른 목표는 “언제든 던질 수 있는 완벽한 변화구를 만드는 것”이다. 김이환은 지난해 이미 포심 패스트볼 외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싱커 등을 구사했다. 각 변화구를 14% 이상, 고르게 던졌지만 그만큼 확실한 승부구가 없었다. 오프스피드 피치인 체인지업을 신인 치고 능숙한 코너워크로 구사해 경기를 이끌어갔으나 한계도 있었다. 타자와의 승부가 길어지면서 6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없다. 김이환이 준비하는 무기는 ‘슬라이더’. 그는 “고등학교 때는 잘 던졌는데 지난해에는 (구사가) 잘 안됐다”고 했다.
구속과 변화구 향상을 위해 김이환은 캠프에서 ‘연구와 연습’에 몰두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이고 기회를 얻었으나 올해 선발 한 자리를 아직은 보장받지 못했기에 캠프 때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졌다. 한화에서는 지난해 선발로 제 몫을 한 장민재, 롯데에서 트레이드된 장시환 외에도 선발을 경험했던 김범수, 김민우 등 올해도 여러 선발 후보군이 경쟁중이다.
김이환은 “아직 보직 이야기는 들은 게 없다. 일단 스프링캠프를 완주하는 게 목표”라며 “어디든 맡겨만 주시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화는 캠프 막바지까지 선수들을 지켜본 뒤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계획이다. 경력에서 밀리는 김이환이 캠프 때 발전된 기량을 선보인다면, 캠프 완주와 선발 진입 가능성도 꿈만은 아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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