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대 대선 후보 간 첫 4자 TV토론에서 후보들은 대선 최고 화두인 부동산 정책을 두고 상대 후보의 공약의 실현가능성에 대해 따지고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을 거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루된 의혹을 받는 대장동 민간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야권 후보들은 이 후보 책임론을 제기했고, 이 후보는 “당시 법적으로 공공이익을 100% 환수할 수 없다”며 맞섰다.

이재명 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3일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합동 초청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처음 발언권을 얻은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성남시장으로서 대장동 개발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과 수익을 가늠하고 설계한 것이 맞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의 방해에도 100% 공공개발을 못하고 실망을 드린 점은 다시 한 번 사과한다”며 “국정감사를 자청해서 검증하고, 언론 검증·검찰 수사까지 다 거쳤다. 이런 얘기 다시 하시는 것보다 민생과 경제 얘기 많이 하시는 게 어떨까 한다”며 되받아쳤다.

안 후보는 대장동 개발에서 민간업자들이 본 특혜에 대해 “성남시민들 돈 아닌가. 전부 환수해서 성남시민에게 돌려줘야 하지 않느냐”고 이 후보에게 물었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 이익을 모두 환수하려 했으나 당시 법령상 할 방법이 없었다”며 “(민간에 개발을 100% 맡기면) 한 푼도 환수를 못할 상황이었으나, 70%를 환수했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공공주택 확보에 관심이 많으신 듯한데 저도 같다”고 한 이 후보의 질문에 “공공주택에 관심있는 줄 몰랐다. 대장동에서 임대아파트 한 채도 짓지 않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자체에서 공공주택을 마음대로 만들 수 없다”며 반박했다.

안 후보는 이 후보에게 “‘문재인 정부의 후계자’이지 않느냐”며 “현 정부 주택 정책에 대한 점수를 매기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이재명 정부는 새로운 정부”라며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매우 잘못됐다. 저희(민주당)가 여러 차례 사과드렸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청와대 참모와 주무 장관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국회 청문회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윤 후보는 “필요하다고 보지만, 반성이나 개정의 정이 없기 때문에 답은 정권교체뿐”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의 부동산 공약 및 정책 이해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심 후보는 윤 후보가 청년들에게 원가의 80%에 공급하기로 한 청년원가주택 공약에 대해 “서울에 24평 아파트 원가는 6억원 정도 되고, 80%면 4억8000만원이다. 원리금 상환하려면 한달에 (이자) 250만원 내야 하는데 청년들이 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수도권 광역도시철도가 연계된 신도시 집은 서울과 다르다”고 답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가 주장한 종합부동산세 폐지에 대해 “청년들이 서울에서 4~5평 살면서 월세 60만~70만원을 내는데, 25억 주택에서 내는 종부세 50만원을 폭탄이라고 하니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군필자 청약 가점 5점 공약에 대해 “5점을 더 받는다고 청약에 당첨 못되는 사람이 당첨되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윤 후보는 “저는 부동산 정책이라기보다 국방정책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답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주택청약 점수 만점을 물었다. 윤 후보가 “40점”이라고 답하자, 안 후보는 “84점”이라고 정정했다.

네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손 볼 부동산 정책이 무엇이냐”는 공통 질문에 각자 다양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대대적인 확대정책이 1순위 정책”이라고 했고, 윤 후보는 “먼저 대출규제를 완화해서 집을 사는 데 대출받을 수 있게 하고, 오는 7월이면 또 임대 기간이 만료돼 전세값 상승이 예상되니 임대차3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 후보는 “집없는 서민 44%에게 우선적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땅과 집으로 돈 버는 사회를 끝내겠다는 정치적 합의를 이루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현재 61%인 자가보유율을 임기말 80%까지 올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승민·문광호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