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머스 : 왜 그들만 유명할까
캐스 선스타인 지음 | 박세연 옮김
한국경제신문 | 328쪽 | 2만2000원
영화 <예스터데이>의 주인공은 ‘아무도 비틀스를 모르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비틀스와 그들의 노래를 아는 사람이다. 그는 비틀스의 명곡을 자신의 노래인 양 발표하고, 글로벌 팝 스타가 된다.
저자 캐스 선스타인은 영화의 전제에 의문을 제기한다. 비틀스의 ‘노래 자체가 명곡이라서’ 누가 부르든 유명해지는 것인가, ‘유명한 비틀스가 불러서’ 노래가 명곡이 되는 것일까. 베스트셀러 <넛지>의 공저자였던 선스타인은 영국 리버풀대의 <비틀스 연구저널>에 올릴 초고를 사회과학 연구 네트워크 사이트에 올렸다가 이를 발전시켜 책까지 집필했다고 한다.
유명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아 ‘비결’을 찾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저자는 “특정 요인이 명성과 관련 있다고 해도, 그 연관성이 약하다”고 한다. 어떤 분야에서든 유명해지기 위해 어느 수준 이상의 능력은 필요하지만, 성공을 결정하는 건 능력보다는 주변 요인이라는 게 책의 골자다.
한 온라인 사이트 이용자 1만4000명을 대상으로 한 ‘뮤직 랩’ 실험은 이를 뒷받침한다. 사이트에 무명 밴드 곡 48개를 업로드한 뒤 이용자를 8개 그룹을 나눠 다운로드 수를 조사했더니, 그룹별로 초반 다운로드 수가 많았던 노래가 마지막까지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곡의 명성은 곡의 수준보다 ‘초동 흐름’ 영향이 더 컸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의 ‘마태 효과’도 인용한다. 성서 마태복음의 “가진 자는 더 넉넉해지지만 없는 자는 더 가난하게 될 것”이라는 구절처럼, 어떤 인물이나 대상의 명성은 기존의 인기와 관심에 비례해 높아진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충분한 정보가 없다면 다른 이들의 선택을 참조하게 되고, ‘대세를 따르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음악부터 정치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관심을 받지 못한 수많은 아인슈타인이나 셰익스피어들은 얼마든지 새롭게 발견될 수 있다”며 “우리 사이에 있을지 모르는 그들의 존재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자”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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