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 복당에 공천 불이익 감면…여권 대통합
2016년 국민의당 간 인사 등 대거 재합류할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전환 직능본부 출범식에서 마스크를 바꿔쓰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탈당 인사들에 대한 복당 신청을 일괄적으로 받기로 했다. 탈당자가 추후 선거 공천과정에서 받는 불이익도 감면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선 후보가 언급했던 여권 대통합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국민의힘이 새시대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호남 등 외연 확장에 나선 것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도 풀이된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23일 기자와 통화에서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탈당 인사 복당에 대해 논의했다”며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사태 등으로 탈당한 사람들을 비롯해 대부분의 탈당 인사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내년 1월 1~15일 중앙당에서 탈당 인사 복당신청을 일괄적으로 받는다. 다만 5년 이내 경선 불복으로 탈당하거나 부정부패 등 중대한 사유로 징계를 받아 제명된 인사는 이번 복당 대상에서 빼기로 했다. 탈당 인사들의 향후 지방선거 등 공천시 불이익을 대선 선거운동 참여도에 따라 감면시키는 방안도 논의됐다. 민주당 당규에는 탈당 경력자가 공천심사를 받을 때 심사 점수의 10%를 감산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돼 국민의당으로 대거 이동한 인사들에게 복당 길이 열렸다. 2014년 창당한 원외 민주당, 2016년 창당 후 국민의당과 통합했던 국민회의 등 군소정당 인사들도 복당할 수 있게 됐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현재 광역·기초 지방의회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가 탈당했던 인사들이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재합류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과 이달 초 호남 지역을 순회하면서 이 같은 ‘대사면’을 언급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전남 신안군에서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민주개혁 진영의 일원이라면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따지거나 가리지 말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전주MBC와의 대담에서는 “복당 후 차별 없이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진정한 통합”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말대로 민주당은 탈당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지방선거 공천에 도전할 기반을 만들어준 것이다.

정동영·천정배 등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둔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이 후보 지지에 나설 길도 열린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접전 양상으로 펼쳐질 이번 선거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최대한 이탈하지 않고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상 이 후보의 지지도는 이번 대선과 비슷한 양자구도였던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광주·전남·전북에서 획득한 80% 이상 득표에는 미치지 못한다. 민주당은 이들이 호남 지역에 갖는 상징성이 큰 만큼 별도로 접촉해가면서 민주당에 합류하는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열린민주당 당원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민주당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견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양당의 합당을 촉구했다. 열린민주당이 합당 조건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내건 국회의원 3선 초과금지,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 등에도 찬성 입장을 밝혔다. ‘조국 사태’ 이후 분열된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