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선 전략 달라져

일각선 ‘정치 새내기’ 윤석열 선출 희망

2030 지지 홍준표 의원 상승세는 ‘변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서울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에 앞서 홍보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하루 앞둔 4일 더불어민주당은 누가 본선 맞상대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중 누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여당의 대선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정치 경력이 짧고 각종 구설을 일으키는 윤 전 총장의 후보 선출을 바라는 분위기도 읽힌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이재명 대선 후보를 보좌할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한 뒤 본선 상대인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기다리고 있다. 유력 후보인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중 누가 대선 후보가 될지에 대해서는 예측이 엇갈린다. 이 후보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민주당 경선이 끝날 때만 해도 윤 전 총장 선출 가능성이 높다고 봤는데, 최근 윤 전 총장 여론 지지도는 하락세인 반면 홍 의원은 상승세라는 점이 변수”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의원 및 당협위원장의 조직세를 바탕으로 한 당심에서, 홍 의원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민심에서 각각 앞선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 점을 들어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대선 경선은 당협위원장이나 대의원의 입김이 크지 않은 데다 홍 의원이 지지세력 없이 개인기로 유력 후보의 자리까지 올랐다”며 홍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반면 다른 초선 의원은 “당협위원장들도 나름대로 민심과 당심을 분석했을 때 윤 전 총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지지를 표명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이지만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5선에 당 대표, 대선 후보를 역임했던 홍 의원보다는 ‘정치 새내기’인 윤 전 총장과의 일전이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선은 후보 스스로의 싸움”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이 유리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주 120시간 노동’ 발언,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사진’ 등으로 구설에 오른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민주당 일각은 윤 전 총장에 대해 경선 기간 수사를 제외한 경제와 외교 등의 정책 분야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또 본인의 고발 사주 의혹, 가족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에도 얽혀 있어 대장동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후보에 도덕적인 우위를 갖기 어려운 상태라고 본다. 이 후보가 돌출 발언을 줄이고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 다양한 정책을 의제화·입법화한다면 윤 전 총장에 맞서 민주당도 선거 국면을 주도할 수 있으리란 계산을 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다른 중진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정책 대결이나 토론에서는 이 후보가 윤 전 총장에 앞설 수 있지만, 민주당·국민의힘의 대선 경선에 무관심했던 무당층은 여전히 윤 전 총장을 정권교체의 적임자라고 볼 수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누가 후보가 되든 민주당에게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