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씨(60)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주사제를 대리 처방하고, 현 정권에서 각종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차병원계열의 노화방지 전문 차움의원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프로포폴을 포함한 향정신성의약품을 2492만원어치 공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차움의원은 2013년 1월부터 프로포폴, 미다졸람 등 향정신성의약품 8개 제품을 총 98차례에 걸쳐 공급받았다. 이들이 공급받은 제품의 가격은 출고가 기준 총 2452만5698원이었다.
차움의원은 8개 제품 중 프로포폴 2개 제품을 총 44회, 미다졸람 2개 제품을 총 45회 공급받았다. 전체 98차례 공급횟수 중 89회가 프로포폴과 미다졸람이었다.
프로포폴 2개 제품(각 5·12·20㎖)은 총 5826병, 4만9470㎖ 공급받았다. 미다졸람은 2개 제품(각 5㎖) 총 2만460병, 10만2300㎖가 공급됐다. 각 시기마다 공급받는 제품군과 병 숫자는 조금씩 달랐으나 2013년 1월부터 거의 매월 두 제품을 공급받았다.
프로포폴과 미다졸람은 졸피뎀 등과 함께 대표적인 수면마취제로 꼽힌다. 성형외과에서 간단한 시술이나 수면내시경 등에 쓰인다. 다만 의존성이 강해 과다복용하면 중독될 수 있다. 이들 약품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적용을 받아 엄격하게 관리돼야 한다.
앞서 차움의원과 함께 특혜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의 김OO의원(진료과목 성형외과)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20㎖ 프로포폴 주사제를 500병씩, 총 8차례에 걸쳐 공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년 8개월동안의 프로포폴 공급량은 총 8만㎖에 이른다. 김OO의원은 최순실씨의 단골 병원이라는 의혹이 불거지자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파쇄해 마약관리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보건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14일 “서울 강남구 보건소가 제출한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차움의원 내 최순실씨와 언니 최순득씨의 진료 기록에 ‘청’, ‘안가’ 등의 용어가 기재돼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10일 차움의원의 대리처방 등 혐의가 의료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라고 강남구 보건소에 지시했다. 강남구 보건소는 조사 시한인 14일까지 차움병원을 상대로 현장 조사를 벌이고 최종 보고서를 복지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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