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납품단가연동제 입법 필요성을 역설하며 “여야가 힘을 모아 이번 경제위기를 상생의 가치를 실현할 기회로 만들자”고 말했다. 지난 7일에는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본인이 직접 민생 발언과 대여 공세를 동시에 하는 투트랙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민생 챙기기를, 다른 지도부 인사들이 대여 공세를 하던 기존 기류와 달라진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만큼, 여당의 조건 없는 협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관련 법안들이 발의되어 있다”면서 “여론조사 상 국민 10명 중 9명이 찬성할 정도로 국민적 공감대가 높기에 충분한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관목과 큰 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건강한 경제 생태계여야 지속가능한 성장도 가능하다”면서 “여야가 힘을 모아 이번 경제위기를 상생의 가치를 실현할 기회로 만들자”고 했다.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여야의 협치를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정부와 여당을 향해 날선 비판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진행된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비난했다. 지난 6일에는 ‘표현의 자유를 위한 만화예술인 간담회’를 열고 윤 대통령 부부와 정부를 풍자한 ‘윤석열차’ 만평 논란에 대해 “이상하게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문화예술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민생 챙기기와 함께 대여 공세에도 직접 나서는 모습이다. 이는 지난 8월말 이 대표 취임 직후의 상황과 온도차가 있다. 당시 이 대표는 민생 우선 기조를 내세우며 민생 행보에 주력했고, 다른 지도부 인사들과 당내 특별위원회가 대여 공세를 주로 담당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비속어 파문을 기점으로 공세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 자존감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며 “거짓이 거짓을 낳고, 실수가 실수를 낳는 일이 반복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의원총회에서는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 통보를 두고 “국민을 지키라는 총칼로 경쟁자를 짓밟았던 독재정권처럼 정의를 지키라는 사정 권력으로 공포정치에 나선 것”이라며 “지금 휘두르는 칼날이 결국 스스로에게 되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했다. 지난 4일에는 국회 국방위원으로 처음으로 나선 국정감사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대통령집무실 이전 비용을 추궁하며 “자식에게 부끄러울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이 대표의 기류 변화에 대해 “최근 여권이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야당 대표로 센 발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 지지율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2명에게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32%로 전주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은 전주보다 2%포인트 상승해 33%를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민주당 지지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며 “민주당이 여러 민생 문제를 언급하긴 했지만 아직 ‘민주당의 이슈’로는 부각하지 못한 것 같다”며 “이 대표와 지도부의 전략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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