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았던 문제가 터지는 것일까.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구단이 그간 제기됐던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논란에 대한 구단 감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맹활약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사이 구단 경영진에서 벌어졌던 잡음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히어로즈 구단은 31일 입장자료를 내고 “구단 감사위원회는 구단 고위 관계자가 이장석 전 대표와 면회하며 업무 관련 접견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장석 전 대표가 수감중에도 구단에 남은 측근들과 접견하며 구단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았는데, 최근 이른바 ‘옥중경영’ 정황이 보다 구체화되자 구단이 감사 중인 사실을 밝힌 것이다.
이장석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구단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중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그해 11월 이 전 대표에게 영구실격 처분을 내리면서 “KBO리그에 어떤 형태로든 관계자로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혀 구단 경영 참여를 공식적으로 막았다. 당시 KBO는 “향후 (이 전 대표가) 히어로즈 구단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구단은 물론 임직원까지 강력제재할 방침”이라고도 밝혔다. 히어로즈 구단도 이번 입장자료에서 “2018년 5월, 임직원들에게 ‘이장석 전 대표에 대한 업무시간 내 접견금지, 업무 관련 접견금지 등을 공지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이 전 대표가 최근 사임한 박준상 전 대표 등과의 접견을 통해 구단에 여전히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러다 박 전 대표가 이 전 대표와의 접견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녹취가 공개되자 히어로즈 구단은 “지난 9월말부터 이와 관련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선수단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조용히 진행했고 결과는 포스트시즌 이후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를 제재했던 KBO 역시 관련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BO 관계자는 “구단으로부터 이번 사건 관련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한 뒤, KBO 규약 및 법률 검토를 거쳐 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조사 결과를 심의하고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상벌위원회를 열어 구단 및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의 후폭풍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될 옥중경영 외에도 구단 경영의 난맥상이 이번 입장자료에서 드러났다. 히어로즈 구단은 “임은주 부사장이 감사위원회에 이 전 대표의 옥중경영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면서도 “임 부사장은 본인이 관련 내용을 녹취한 녹음파일을 갖고 있다고 했으면서도 감사위원회에 차일피일 미루며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감사위원회의 감사 과정에서 임 부사장 역시 옥중경영에 참여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임 부사장에게도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고, 감사결과에 따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옥중경영만큼이나 파다했던 소문이 임은주 부사장과 허민 구단 이사회 의장 등 구단 임원진들이 경영과정에서 여러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는 말이었다. 임 부사장이 ‘옥중경영’의 제보자이자 감사 대상자가 된 점이 구단이 처한 현주소다. 이런 사정을 몰랐을리 없는 선수단이 분투하며 정규시즌 3위,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냈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감사가 어떤 결론을 낼지는 알 수 없지만, 온갖 잡음 속에서 뛰어야했던 선수들과 뜨거운 성원을 보냈던 팬들에게 난 생채기가 쉬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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