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중심타순보다 하위타순이 더 무서울 때가 있다. 각 팀 중심타자들이 견제에 시달리는 동안 하위타순에서 의외의 한 방이 연신 터지기도 한다.
올해 포스트시즌도 하위타순의 방망이가 뜨겁다. 넥센이 하위타순에서의 한 방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SK도 하위타순에서의 맹타를 바탕으로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따냈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임병욱은 준플레이오프 내내 6번과 7번을 오갔다. 1차전에서 대타로 출전한 송성문도 4차전 5번 타순에 배치되긴 했지만 8번 타순이 익숙하다. 정규시즌에서도 7번과 8번에 주로 들어섰고, 지난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바로 8번으로 돌아갔다.
7번 임병욱과 8번 송성문은 1차전에서도 준플레이오프에서의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임병욱은 4타수 2안타, 한 차례는 상대실책으로 총 세 번 출루했다. 3회초 서건창의 1타점 적시 2루타, 7회초 송성문의 투런 홈런 때 각각 홈을 밟으며 하위 타순에서도 공격 첨병 역할을 했다. 송성문은 포스트시즌 첫 홈런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경기 후 넥센 장정석 감독은 “송성문의 타순을 조정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SK의 하위타순 역시 만만치 않은 화력을 과시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던 9번 강승호는 4타수 4안타에 2타점으로 기대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8번 김성현은 3타수 1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하나뿐인 안타는 5-3으로 쫓기던 경기에서 팀에 큰 리드를 안기는 3점 홈런이었다. 김성현은 4회말 무사 1·2루 상황에서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SK가 한 이닝에 4점을 내는 데 디딤돌을 놓기도 했다. 기대했던 부분, 기대치 않았던 부분을 모두 잘 해냈다.
넥센과 SK, 그리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있는 두산까지 모두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막강한 팀이다. 강한 중심타선은 상대방에겐 분석과 견제의 대상이 된다. 1~2점 차에 승부가 갈리는 단기전 승부에서 투수들은 중심타순에 위치한 강타자들과 정면승부를 피하게 된다. 그렇게 중심타자들이 부진에 빠진다.
견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하위타순 타자들이 맹활약한다면 그 팀은 보다 쉽게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더 높은 자리에도 오른다. 마침 넥센과 SK의 하위타선은 포스트시즌 첫 단추를 잘 꿰며 남은 포스트시즌을 ‘하위타순 화력 대결’로 이끌어갈 준비를 마쳤다. 마침 두산도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타자들이 좋은 모습을 보인 팀이다. 이번 가을 팬들의 함성이 7·8·9번 타순에서 더 커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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