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포스트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한켠에서는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한 때 리그를 대표했으나 올해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정리대상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는 통산 121승을 거둔 좌완투수 장원삼(35)과 베테랑 내야수 조동찬(35), 2011년 신인왕 출신 외야수 배영섭(32) 등 선수 17명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2010년대 초반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둔 삼성 왕조 시절의 주역이다. 2002년 입단해 삼성에서만 프로생활을 보낸 17년차 조동찬은 통산 1171경기에 나서 타율 2할5푼8리, 92홈런, 426타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여러 내야 포지션을 오가며 쏠쏠하게 활약했다. 2010년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2006년 현대에서 데뷔한 장원삼은 2010년부터 삼성에서 뛰며 선발 한 자리를 꾸준히 지켜왔다. 2011년(8승)을 제외하고 삼성에서 뛴 첫 6시즌 중 5시즌에서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이 기간 한국시리즈에서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9경기 등판해 3승3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배영섭도 2010년대 삼성의 톱타자로 자리매김하며 활약했다.
그러나 삼성 왕조의 몰락과 함께 부상과 부진으로 입지가 흔들렸다. 장원삼은 2016년 5승에 그친 뒤 선발보다는 불펜에 대기하는 일이 많아졌고, 올해는 부상 탓에 불펜 등판도 여의치 않아 8경기 나오는 데 그쳤다. 지난해 122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9리로 부활하는 듯 했던 조동찬도 올 시즌 손주인, 강한울, 최영진 등 다른 내야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배영섭도 올 시즌 타율 2할4푼5리에 그쳤다.
삼성은 이밖에도 내야수 백상원과 정병곤, 최원제, 투수 박근홍과 김기태 등에게도 재계약 불가 방침을 전했다.
KIA의 김진우(35), 곽정철(32)도 구단의 정리 대상이 됐다. 같은 날 KIA는 선수 14명과 코치 7명 등과 다음 시즌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수에는 김진우와 곽정철, 김종훈, 이윤학, 정윤환, 윤희영, 박희주가 있었고 야수로는 권유식(포수), 박효일, 오상엽, 김성민(이상 내야수), 이영욱, 이호신, 김다원(이상 외야수)가 포함됐다.
임의 탈퇴와 복귀를 반복하며 ‘풍운아’라는 별명이 붙었던 김진우도 재계약 불가 방침을 전해들었다. 광주진흥고 졸업 후 2002년 7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김진우는 데뷔 첫 해 12승을 거두고 탈삼진 1위(177개)에 오르며 주목받았지만 선수생활의 많은 부침을 겪었다. 임의탈퇴 후 2011년 복귀했고 2012년엔 10승, 2013년 9승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이 거듭돼 제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14~2017년 4년간 8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올 시즌에는 1군에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한채 퓨처스(2군)에서만 12경기 나와 2승3패 평균자책점 6.29를 기록했다.
곽정철도 2009년 KIA의 통합우승 당시 필승조로 활약했지만 끝내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방출됐다. 이호신과 김다원 등 외야 대수비 요원으로 뛰었던 선수들도 올 시즌 1군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끝에 짐을 싸게 됐다.
KIA는 정회열 전 수석코치를 포함해 신동수, 김태룡, 유동훈, 백인수, 박재용, 홍우태 코치와도 다음 시즌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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