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의 준플레이오프. 많은 것이 한화에게 어색하지만 되짚어보면 한화에게 좋은 기억들이 많다. 2000년대 중반 3년 연속 치른 준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승리한 기억을 갖고 있다. 반면 3번 치른 준플레이오프에서 모두 패한 넥센으로선 이번이 징크스를 깰 좋은 기회다.
2007년 한화는 정규시즌 3위로 4위 삼성과 준플레이오프를 벌였다. 3전2승제였던 당시 2승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냈다. 이범호는 3차전 홈런 2방 등 준플레이오프에서 총 3홈런을 터뜨리며 수훈갑이 됐다. 이범호는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 10개 중 7개를 준플레이오프에서 터뜨리며 ‘준플레이오프의 사나이’로 자리매김했다. 류현진은 1차전 선발 포함 2경기에 나서 10이닝 1자책점(평균자책점 0.90)으로 호투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됐고, 송진우가 3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돼 10년넘게 깨지지 않은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41세 7개월 25일)을 세웠다.
한화는 앞선 2년 동안에도 준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2006년에는 4위 KIA를 상대로 역시 2승1패로 승리했다. 그 해는 한화는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준플레이오프가 사상 처음 5전3승제로 치러졌던 2005년(2006~2007년 3전2승제로 회귀)에도 한화는 SK를 꺾었다. 3위팀 SK의 홈에서 1~3차전이 열리고, 4·5차전은 대전에서 열려 정규시즌 4위 한화에겐 좋은 조건이 아니었는데 업셋에 성공했다.
꽤 오래전의 일이지만, 즐거웠던 기억을 안고 기분 좋게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은 한화 선수들에게 분명 호재다. 당시 세차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모두 홈인 대전에서 확정지었다는 것은 한화 팬들에게도 팀의 준플레이오프 선전을 기대케 한다.
반면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기억은 좋지 못하다. 2013~2016년 네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준플레이오프를 세 번 치렀는데 모두 탈락했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는 5차전 9회말 투아웃에서 터진 박병호의 극적인 스리런 홈런 덕에 명승부로 기억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넥센은 연장 13회 승부끝에 패하고 말았다. 먼저 2승을 거두고 내리 3연패를 당해 탈락했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2015년에도 두산과의 악연이 이어졌다. 1차전을 연장 10회 4-3 끝내기 패배로 내줬고 1승3패로 탈락했다. 이듬해에는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선착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경기를 치른 LG를 기다렸지만 역시 1승3패로 탈락하고 말았다. 패배 직후 염경엽 감독이 자진사퇴를 발표하던 때도 바로 이 때였다. 넥센이 돌풍을 일으켜 한국시리즈에 오르던 2014년, 넥센은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선착한 덕에 준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았다. 넥센은 네번째 맞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징크스 탈출에 도전한다.
히어로즈 구단이 현대 선수단을 이어받아 창단한 시기는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시기와 겹쳐 ‘한화-넥센’의 가을야구 맞대결은 아직 없다. 다만 넥센의 전신 팀들과 한화는 대결해본 적이 있다. 2006년 한국시리즈에 오르기 전 한화는 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맞아 1패 뒤 3연승을 거뒀다. 1994년 플레이오프에서는 태평양이 한화를 상대로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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