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프리미어12’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첫 훈련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수원 연합뉴스

 

“제가 (강)민호 형에게 도움을 받았듯이, 저도 (박)세혁이를 많이 도와줘야죠.”

NC 양의지는 지난해 두산에서 박세혁과 포수진을 이뤘다. 당시에도 ‘주전급 백업’ 소리를 듣던 박세혁은 양의지의 그늘 아래서 성장했고, 양의지가 자유계약선수(FA)로 두산을 떠난 뒤에도 두산의 안방마님으로 자리잡아 팀의 정규시즌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그 덕분에 2019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박세혁은 양의지와 나란히 포수로 선발됐다.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첫 훈련에서 양의지는 “세혁이가 전에 같이 대표팀에 뽑히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꿈이 이뤄져 축하해 주고프다”고 말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해 박세혁의 대표팀 합류 시점은 아무리 빨라도 오는 28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의지는 “세혁이에게 ‘빨리 이기고 대표팀에 일찍 복귀하라’고 말해줬다”며 후배의 합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양의지는 “세혁이가 전부터 저를 많이 잘 따라줬는데, 제가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던 것처럼 저도 세혁이를 포함한 다른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팀에서 온 투수들과의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게 양의지의 또다른 과제다. 하지만 양의지는 “다 기존 팀에서 잘 던지는 투수들 아니었나. 그들을 편하게 해줘 자기 공을 던질 수 있게끔 해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자주 부딪쳐본 상대들과 경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의지는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 좋은 컨디션으로 타격하고 경기를 치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프로 첫 감독이던 김경문 감독 밑에서 뛰는 감회도 새롭다. 양의지는 “감독님이 NC에 계실 때, 그 앞에서 (두산 소속으로) 우승하는 게 죄송했다”며 “어제 대표팀에서 처음 뵀을 때 잘 하자고 격려를 해주셨다”고 했다. 양의지는 “2017년 WBC 이후 ‘제 2의 고척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첫 경기가 중요한 것 같다. 당시에도 첫 경기를 져서 힘들었는데 이번엔 반드시 이기도록 하겠다”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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