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정호성, 검찰서 진술…최씨, 정책 입안서 언론까지 개입 정황
ㆍ윤창중 성추행·대선 댓글 등 민감 사안 정씨 통해 대응 요청
‘비선 실세’ 최순실씨(61)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보도를 체크한 뒤 대처 방안을 제시하면 박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이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가 대통령을 비판한 기사들에 민감하게 대응한 배경에는 최씨 등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지난해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를 받으며 “최씨가 언론보도를 체크하다 대통령 비판 기사가 있으면 나에게 전화를 해 자초지종을 물었다”며 “이를 듣고 최씨가 대처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 같은 최씨의 의견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박 대통령이 타당하다고 느낀 부분은 반영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씨가 2013년 박 대통령 방미 도중 불거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논란 때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여론을 취합한 문건을 전달받은 사실도 파악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 외압 논란 때도 최씨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대통령 및 정부의 대응 방향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주요 사건 외에도 최씨가 박 대통령 비판 언론보도를 먼저 살펴보고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청와대에 대응을 요청한 사실도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청와대가 실제 대응한 내용 가운데는 최씨가 관여한 국정과제도 있어 최씨가 일부 사안에서는 정책 입안부터 언론 대응까지 전반적으로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진다.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이 강조한 국정과제나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정책에 대한 언론보도에 민감하게 대응해 왔다. 청와대 홍보수석실과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등에서 박 대통령 관련 비판 보도를 확인한 후, 비판 대상이 된 정책과 관련된 일선 부처 담당자에게 대응을 지시했다.
대응 내용에는 사실관계 정정도 있었지만 사실이 맞아도 기사 제목과 내용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빼라는 것까지 포함됐다. 이를 두고 관가에서는 청와대 등 윗선에서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한 조치’를 무리하게 내려 일선 실무자들에게 부담이 가중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주요 대응 사항이던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최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어, 이 같은 정부의 언론 대응에 최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은 힘을 얻는다. 특히 각 정부 부처의 국정 홍보를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문체부 2차관이 담당했다는 점도 의심을 키운다. 문체부 2차관은 최씨 일가의 이권 개입을 돕기 위해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는 김종 전 차관(56)이 2013년 10월부터 3년 이상 맡고 있었다. 최씨와 측근들이 정부 공보라인 고위직에서 조직적으로 대언론 대응을 펼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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