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1일]지난해 '브로맨스', 올해는 '시스맨스'···눈에 띄는 V리그 올스타 별명은?

한국전력 전광인이 2016~2017 V리그 올스타전 당시 자신의 별명 ‘부럽다 서재덕’이 쓰인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OVO 제공

‘내가 누구게?’ ‘큰코니코니’ ‘디그 ㅇㅈ?’ ‘설현씨조송홥니다’…

21일 경기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 출전 선수들은 지난 시즌 올스타전과 마찬가지로 이름 대신 별명을 등에 달고 경기를 뛰었다.

쌍둥이 자매 올스타 이재영(흥국생명)과 이다영(현대건설)은 각각 ‘내가 누구게?’라는 별명을 달고 나왔다. 외모가 닮은 일란성 쌍둥이에게 어울리는 별명이다. 둘은 지난 시즌 올스타전에는 ‘Ctrl+C’(복사)와 ‘Ctrl+V’(붙여넣기)를 등 뒤에 새기고 출전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언니 이재영이 부상을 당해 올스타전 출전이 좌절됐고, 동생만이 별명 유니폼을 선보일 수 있었다.

이재영·다영 자매 대신 2016~2017시즌 올스타전에는 한국전력 서재덕과 전광인이 한쌍의 별명을 달고 출전했다. 전광인은 ‘부럽냐 서재덕’을, 서재덕은 ‘안부럽다 전광인’을 등 뒤에 각각 새겨 ‘브로맨스’를 선보였다. 그러나 재영·다영 자매가 둘 다 출전한 것과 달리 이번 올스타전엔 전광인만이 출전했다. 하지만 서재덕을 향한 전광인의 관심은 식지 않았다. 전광인은 등에 ‘어디갔냐 서재덕’을 달고 나와 절친한 팀 선배 서재덕의 부상 복귀를 기원했다.

남자 올스타 투표 1위에 빛나는 현대캐피탈 신영석의 올스타전 별명은 ‘큰코니코니’다. 평소 두드러지는 큰 코와 관련된 별명이 많았던 신영석은 이번엔 일본 애니메이션 대사 “니코니코니”와 자신의 큰 코를 엮어 새 별명을 만들었다. 10대 청소년들의 은어에서 비롯돼 지난해 중후반부터 널리 쓰인 ‘급식체’ 별명도 생겼다. KGC인삼공사의 리베로 오지영은 이름에서 따온 ‘오지구영’을, 삼성화재 리베로 부용찬은 ‘디그 ㅇㅈ(인정)?’을 별명으로 택했다.

남자부 1·2위팀의 주포인 현대캐피탈 문성민과 삼성화재 박철우는 광고가 연상되는 별명으로 눈길을 끌었다. 문성민은 특유의 광고 음악이 떠오르는 ‘서브는 성민스쿨’, 박철우는 모기업이 연상되는 ‘보험은 철우화재’다. OK저축은행 센터 김요한도 날개 공격수에서의 성공적인 포지션 전향과 모기업의 이름을 섞어 ‘센터도오케이’로 별명을 정했다. 지난해 말 흥행했던 영화 <범죄도시> 속 조선족 말투를 흉내낸 별명도 있다. 평소 유니폼 뒤에 수건을 꽂고 경기에 출전하는 GS칼텍스 리베로 나현정은 ‘수건아이빠지니?’, OK저축은행 리베로 정성현은 ‘디그아이받니?’를 달고 나왔다.

이름을 살짝 비튼 별명들이 제일 많았다. KB손해보험 황택의는 세트로 경기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테트리스에 빗댄 ‘택트리스’, 같은 팀 알렉스 페레이라는 ‘알렉스 릴렉스’, KGC인삼공사의 주포 알레나 버그스마는 ‘알레나 모를레나’, IBK기업은행 센터 김수지는 ‘수지맞은수지’, 같은 팀 세터 이고은은 ‘눈웃음이고은’, 걸그룹 AOA의 설현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흥국생명 조송화는 죄송하다는 말과 이름을 섞은 ‘설현씨조송홥니다’가 별명이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팬들 사이에서 불린 별명을 올스타전 유니폼 등 뒤에 선보인다. 미차 가스파리니는 ‘갓스파’, 한선수는 딸의 이름에서 따 온 ‘효주애비’ 정지석은 하얗고 훤칠한 외모를 본 한 팬이 지은 ‘씻은배추줄기’다.

의정부|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