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년 10월 ‘비선실세 존재 밝히자’고 건의…대통령이 거부”
지난해 7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면담을 앞두고 삼성의 경영권 승계 문제에 관한 자료를 보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은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면담을 앞두고 삼성 경영권 문제에 관한 자료를 ‘참고용’으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과의 독대를 위해 준비한 대통령 말씀 자료에 ‘임기 내 승계문제 해결을 희망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다만 이 자료는 “삼성에서 받은 것이 아니라, 행정관이 언론을 보고 평시에 작성하는 것”이라고 안 전 수석은 말했다. 해당 자료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 및 지분구조 단순화’라는 구절도 담겨 있다. 양사의 합병은 면담 8일 전 완료됐다.
안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박 대통령에게 ‘재단 설립 과정을 사실대로 밝히고 비선 실세를 인정하자’고 건의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재단설립에 대해서는 밝히되 비선 실세는 공개를 거부했다고 안 전 수석은 말했다.
안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대기업 모금, 롯데 측의 추가 지원금 반환 등도 박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3월 박 대통령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만나 70억원의 추가 지원을 직접 요구했고 롯데는 돈을 냈다. 그러다 롯데는 지난해 6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이 돈을 돌려받았다.
안 전 수석은 “롯데그룹의 70억원 추가 출연은 (롯데그룹에) 부담이 된다고 박 대통령에게 건의한 뒤 (박 대통령이) 중단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하지만 나는 롯데 수사와 관련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정동구 K스포츠 이사장 등의 내정 사실도 박 대통령에게 들었다고 했다.
안 전 수석은 2015년 7월13일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만나 최태원 SK 회장의 특별사면을 부탁받고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사실도 인정했다. 안 전 수석은 “그해 8월13일 박 대통령에게 ‘최 회장의 특별사면을 미리 (SK 측에) 말해주라’는 지시를 받아 이행했다”고 진술했다. 반면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최 회장을 외에 다른 대기업 총수들도 사면을 받은 점을 강조했다.
안 전 수석은 또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 대기업 총수와 면담한 후에 기업마다 30억원의 출연금을 모금하도록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현대차와 CJ를 말하면서 30억원을 말씀하고 다른 업체도 그에 준해서 하라고 했다’고 발언했는데 맞느냐”는 국회 소추위원단의 질문에 “맞다”고 답변했다.
<곽희양·윤승민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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