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타쿠르, 비행기 연착·비자 발목…출전 요건에 1개 대회만 못 채워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 비행기 연착에 기상악화, 비자 문제까지…. 그것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여부가 걸린 상황에서다. 국제대회에 한 번만 더 참가해 중하위권 성적을 거두기만 하면 되는 상황. 그런데 인도의 남자 알파인스키 선수 히만슈 타쿠르(24)가 여러 악재 탓에 ‘단 한 번의 출전’을 못해 올림픽 도전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타쿠르는 인도의 남자 알파인스키 간판선수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72위에 그쳤지만, 당시 대회에선 알파인스키 남자 대회전에도 출전했다. 그는 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두고 FIS 대회전에 출전해 올림픽 출전 요건을 쌓아나갔다. 랭킹이 높을수록 점수가 낮은 알파인스키 FIS 포인트 기준(140점 미만)은 충족한 상태. 1개 대회만 출전하면 ‘5개 대회 출전’ 조건도 충족할 수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했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타쿠르는 지난 6~7일 터키 에르즈룸에서 열린 FIS 대회를 마치고 9~10일 불가리아 팜포로보 대회에 참여하려 했다. 그러나 터키에서 불가리아로 가는 비행기가 5시간 넘게 연착돼 다음 행선지인 아이슬란드로 향했다. 하지만 12~13일 아이슬란드 대회도 기상악화 때문에 취소됐다.
타쿠르는 그다음 대회인 이란 다르반디사르 대회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에는 비자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타쿠르는 인도 동계체육연맹을 통해 이란 입국 비자를 발급받았는데, 이란 외교당국이 뉴델리에 있는 이란대사관에서 다시 비자를 발급받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타쿠르는 인도를 들렀다가는 대회 참석이 어렵다며 버텼고, 이란행 비행기를 타지 못한 채 경유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머물러야 했다.
인도 언론들은 타쿠르가 비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좌절된다고 전했다. 타쿠르는 오는 21일까지 5개 대회 출전을 마쳐야 한다. 이 와중에 갑자기 다른 대회에 출전하기도 쉽지 않다. 스키 국가대표인데도 인도 정부 차원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터. 지난해 말 이동 경비를 별도로 모금할 정도로 재정 형편이 넉넉지 않다. 타쿠르와 아버지, 여동생은 트위터에 “외교장관과 체육장관, 총리는 타쿠르가 이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두 살 터울 여동생 안찰 타쿠르(22)도 스키 선수다. 지난 9일(현지시간) 터키 에르즈룸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아이더3200 대회에서 회전 3위에 올라 인도 첫 스키 국제대회 메달리스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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