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태가 다시 대립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고,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도 휴전 얘기가 오가고 있다. 이와중에 파키스탄 북와지리스탄을 둘러싼 파키스탄군의 탈레반 퇴치 작전이 한달째로 접어들었다. 군과 탈레반의 대립은 늘 있어왔지만, 군이 이 작전을 통해 탈레반을 퇴치할 수 있을진 의문이다. 이미 탈레반들은 작전이 시작될 때부터 주변 지역으로 몸을 숨겼다고 한다. 이 지역을 떠나게 된 '난민'들은 이제 90만명까지 늘었다고 한다.
와지리스탄을 벗어나야 한 내부유민들에 대해 기사에도 한 번 쓴 이후 [관련기사] , 북와지리스탄에 대해 정리를 하려고 글을 썼다. 그런데 글이 사라졌다. 분명 '임시저장'을 해뒀다고 생각했는데…
원인을 모른채 멍 때리다 다시 정리해본다.
위치는 대략 이렇다. 아프가니스탄과 맞닿아 있다. 2001년 아프간 전쟁 발발 이래, 아프간에 살던 탈레반들이 많이 넘나들었다. 하지만 그전에 이미 와지리스탄이나 아프간에는 모두 파슈툰족이 살고 있다. 즉, 지도상 경계만 그어졌지 저곳은 모두 파슈툰의 땅이다.
아프간 탈레반의 주축도 파슈툰족이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아프간 탈레반이 이곳에 몸을 피했다. 국경 개념이야 없지만 이곳은 미군, 나토군이 함부로 갈 수 없는 곳이었다. 아프간에서 여기로 넘어가려면 험한 산악지대를 통과해야 했기 때문이다. 탈레반이 여기서 게릴라전을 벌이면 상대는 탈레반을 소탕할 수 없었다.
결국 이 지역을 소탕하는 건 파키스탄 몫으로 바뀌었다. 파키스탄군은 진압도 평화협상도 해봤지만 모두 실패했다. 결국 이 와지리스탄 지역에서 2007년 파키스탄 탈레반이 공식적으로 조직되기에 이른다. 2002년 이후 와지리스탄은 파키스탄군의 주된 공격 목표이자, 무인기 공격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됐다. 2010년 오사마 빈 라덴이 발견돼 죽은 곳도 이 근방이었다. 빈 라덴을 찾으면서 CIA가 벌인 '가짜 백신 작전' 때문에 소아마비 백신 발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관련기사]
하지만 이전에도 와지리스탄은 적지않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 곳이었으니…
- 19세기 영국과 러시아는 이 지역의 패권을 다투기 위해 '위대한 게임'을 벌인다. 1893년 '듀런드 선(Durand Line)'으로 영국령 인도(파키스탄)-아프간의 경계를 그린 것은 영국이다.(협상의 주체는 영국과 아프간, 당시 아프간은 왕국을 구성) 그러나 영국이 이 지역을 완벽히 장악하진 못했다. 앞서 언급했던 그 악명높은 산악 지형 때문이다. (미국 나토군뿐 아니라 1980년도 소련도 여기에 고전한다)
- 장악을 못했다는 건 바꿔말하면 저항이 끝없었다는 것. 19~20세기 내내 영국과 파슈툰족은 와지리스탄을 배경으로 싸웠다. 둘 사이에 사상자도 끝없이 발생했다.
- 그러나 인도 독립으로 영국이 물러나자, 이젠 파슈툰과 파키스탄이 싸웠다. 파슈툰은 와지리스탄을 중심으로 '파슈니스탄'을 건설하려고 꿈꿔왔다. 파키스탄은 파슈툰족 외에도 수많은 종족이 있었으니 이를 지원할리가 만무. 탈레반이 생기기 전에도 파슈툰과 파키스탄군은 계속 갈등을 빚었다.그러면서도 파키스탄 정부는 이 지역의 파슈툰족을 인도와의 전쟁에서 용병으로 써먹었다.
- 상황은 1980년대 소련이라는 공동의 적이 등장하면서 반전됐다. 아프간과 파슈툰족이 소련과 싸우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이 때는 소련하면 눈에 불을 켜고 덤비는 미국도 아프간의 편이었으니까. 와지리스탄 지역에 돈과 무기들, 그리고 소련과의 '성전'을 벌이려는 무슬림들이 이 지역에 들어왔다. 대신 파키스탄은 이 때도 와지리스탄에 군 정보국(ISI)을 파견해 정보 수집을 잊지 않았다고… 그러나 이 때의 동맹은 결과적으로 탈레반을 키움으로서 새로운 갈등을 촉발한 계기가 된다.
중동 국가들이 때맞춰(?) 분쟁을 벌인 것도 있지만, 와지리스탄의 군사 작전과 사망 사례가 일상화된 탓에 탈레반 퇴치 작전은 언론의 관심을 끌진 못하고 있다. 다만 각국은 와지리스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듯하다. 이 지역의 한 부족 지도자는 "여기엔 당신이 찾을 수 없는 무장세력은 없을 걸. 우즈벡에서도, 체첸에서도, 투르크족에서도, 심지어 중국 위구르족 무슬림 무장세력도 북와지리스탄을 찾으니까"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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