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쿠르드와 ‘정부 해법’ 논의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에게 “7월1일까지 종파·종족을 아우르는 새 정부 구성에 들어가라”며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보냈다.
케리는 23일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해 알말리키 총리를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과 잇달아 만났다. 케리는 알말리키와의 회담에서 다음달 1일까지 새 정부 구성에 착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알말리키는 지난 4월30일 총선에서 승리했으나 아직까지 국회를 소집하지 않은 채 정부 구성을 미루고 있다. 헌법상 시한인 7월1일까지 국회가 소집돼야 대통령 선출과 새 총리 지명 등의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케리는 알말리키에게 직접 사퇴 압력을 가하지는 않았지만,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는 수니파와 쿠르드족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며 “이라크의 지도자들이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집권 기간 시아파 위주로 권력을 배분, 종파갈등을 부추긴 알말리키에게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은 것이다. 미국은 알말리키가 통합정부를 구성해 수니파와 쿠르드족을 다독이지 못한다면 지원을 해줄 수 없다고 밝혀왔다. 케리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의 사임 압력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케리는 24일엔 쿠르드자치정부의 수도인 북부 아르빌을 방문했다. 케리는 마수드 바르자니 자치정부 대통령 등을 만나 이라크 중앙정부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가 방문하는 동안에도 수니파 반군은 요르단에 접경한 국경도시 투라이빌을 점령했다. 한편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은 이라크에서 지난 5~22일 17일간 최소 1075명이 숨졌으며, 이 중 757명이 민간인이라고 2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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